MBC-KBS 메인뉴스 주도권 경쟁

MBC, 여기자 단독앵커 기용 파격
KBS도 경험많은 여성앵커로 교체

지승현 아나운서

김주하 기자

국민 드라마라고 불렸던 MBC의 ‘주몽’이 끝나면서 KBS와 MBC가 9시 메인 뉴스의 주도권을 놓고 간판 앵커를 교체하는 등 조용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시청률 50%를 넘나들었던 ‘주몽’의 후광 효과를 어느 정도 입었던 게 사실. 하지만 지난 6일 ‘주몽’의 종영과 함께 양쪽의 진검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승부수를 띄운 쪽은 MBC. MBC는 주말 ‘MBC 뉴스데스크’에 김주하 기자를 단독 기용하는 파격 인사를 선보였다. 김 기자는 연보흠, 서현진 앵커의 뒤를 이어 오는 17일부터 진행을 맡게 된다. MBC는 그 동안 김 기자가 쌓아 온 신뢰도와 인기, 진행 경험을 십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을 주말 뉴스로 끌어들이고 이를 평일 메인 뉴스로 확산시킨다는 생각이다. MBC 보도국 관계자는 “주말 뉴스의 앵커 포맷을 바꿔보자는 이야기는 지난 해 11월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MBC는 뉴스데스크에 기자를 출연시켜 심층 뉴스를 시도하는 등 뉴스 포맷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KBS 역시 지난 10일자로 주말 ‘KBS 뉴스9’의 여성 앵커를 최원정 아나운서에서 지승현 아나운서로 바꿨다. 지 아나운서는 입사 7년차로 2TV ‘뉴스타임’ 앵커를 맡았고 1라디오 ‘김방희 지승현의 시사플러스’ 등을 진행했다. 그만큼 다양한 뉴스 진행 경험을 갖고 있고 시청자들의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현재 KBS는 MBC와 달리 뉴스 포맷 변화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상황. KBS와 MBC 메인 뉴스의 시청률 차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인적 구성의 변화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화섭 KBS 1TV 뉴스제작팀장은 “‘MBC 뉴스데스크’의 변화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며 “지승현 아나운서의 경험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BS와 MBC의 이 같은 전략이 앵커를 브랜드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 미국 ABC 방송의 피터 제닝스나 CBS에서 활약했던 댄 래더처럼 앵커를 브랜드화 할 경우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 김 기자나 지 아나운서처럼 기혼에 연륜이 있는 진행자를 기용함으로써 이러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충실한 뉴스 제작과 변화 시도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단순한 진행자 교체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웅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산업연구팀 연구원은 “뉴스를 판매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상품을 잘 팔리게 하기 위해서는 쇼호스트를 바꿀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시청자들의 뉴스를 선택하는 큰 기준은 해당 채널에 대한 선호도와 뉴스의 질에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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