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대 불법 선물거래 '지능형 조폭' 적발

HTS 자체 개발해 이용

자체적으로 개발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이용해 1,223억원 규모의 불법 선물거래를 한 '지능형 조폭'이 검찰에 적발됐다. 조폭의 사업 영역이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선물시장에까지 뻗어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강해운 부장검사)는 불법 선물시장을 운영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대전 반도파 행동대장 출신 김모(37)씨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한일파 이모(22)씨 등 27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달아난 유성온천파 조직원 임모(38)씨 등 15명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2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23억원 규모의 인터넷 가상 선물거래 사이트를 운영해 2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증권계좌대여'와 '가상 선물거래(속칭 미니선물)' 등 두 가지 유형의 불법 선물거래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물거래 경험이 많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위탁금이 예치된 증권계좌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렸다. 경험이 적어 수익률이 낮은 사람들은 증권계좌 없이 코스피200지수와 연계해 가상의 선물시장에서 거래를 하도록 했다. 이들 회원에게는 수수료 외에 손실금까지 수익으로 챙겨갔다.

조폭 일당은 자체 개발한 HTS를 보급하는 한편 중국·일본에 콜센터와 서버를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사이트를 바꾸는 등 지능적인 범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일파·신미주파·신안동파 등의 조직원 20명은 유령법인 명의로 176개의 대포통장을 만들어 34억원을 세탁했다.

회원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증권전문가까지 동원했다. 소위 '리딩그룹'으로 불리는 증권전문가들에게 53억5,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주고 인터넷 방송과 카페에서 선물거래 사이트를 추천하도록 했다.

검찰은 "이른바 지능형 3세대 조폭들이 인수합병(M&A), 주식시장에서의 범죄를 넘어서 시장구조를 쉽게 이해하기 힘든 선물시장에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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