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로 위조한 백지수표를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이라 사칭하며 주변인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백지 자기앞수표를 구입해 금액을 위조하고 수표가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이라고 속여 돈을 뜯어낸 혐의(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로 류모(66)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지난해 11월20일 장모(43)씨에게 접근해 "DJ 정권 정치자금으로 발행한 수표를 환전해 수수료 15%를 주겠다"고 속인 뒤 비자금 환전에 필요한 사전 작업비 명목으로 1,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류씨는 또 같은 해 12월13일 수표용지 판매업자로부터 한 지방은행 이름의 백지 자기앞수표 20장을 1,000만원에 구입한 뒤 이 중 2장을 개당 500억원으로 금액을 위조해 장씨에게 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류씨는 경찰 조사에서 "위조수표 16장은 1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다른 사람에게 넘겼고 나머지 2장은 분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류씨에게 거액을 주고 위조수표를 넘겨받은 피해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