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산 참사' 3개월전 경고 섬뜩
등산객, 창녕군 홈피에 "억새밭에 불나면 대형참사" 글 올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경남 창녕군 화왕산 참사는 안전대책에 소홀해 빚어진 인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등산객이 3개월 전 창녕군청 홈페이지에 억새밭 대형화재와 추락사고 위험성을 경고한 사실이 12일 밝혀졌다.
권모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창녕군청 홈페이지 온라인 민원상담 코너에 "산 정상에 넓게 억새밭이 펼쳐져 있는데 거기서 물을 끓여서 컵라면을 판매하더라. 억새밭에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피소도 없고 소화전이나 불을 끌 수 있는 시설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략 보기에도 몇 백명의 등산객이 정상의 억새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면서 "화기 사용으로 인해 불이 난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강력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씨는 또 "제3등산로를 통해 산에 올랐는데 정상 부근의 길은 좁고 양 옆으로 낭떠러지인데 안전보호시설이 없다"면서 "추락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화왕산은 너무 멋지고 아름다운 산이었다"면서 "화왕산을 더욱 안전하고 멋지게 즐길 수 있도록 빠른 조치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창녕군청 측은 다음날인 11일 답변을 올려 "화왕산 정상에서 이루어지는 영업행위에 대하여 우리 군에서는 매년 지속적인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를 병행하고 있으나, 노점 행위 자체가 생계유지 수단인지라 좀처럼 근절되지 않아 애로를 겪고 있다"며 "향후 화기사용 및 상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으로 화왕산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또 "등산로 위험구간에 대해서는 현재 설계 중에 있으며 금년 중 로프, 목재계단 등 안전시설을 설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왕산 참사를 수사중인 경남 창녕경찰서는 12일 "그동안 수사에서 방화선 설치 부분이 미흡했고, 물 뿌리기 등 '불놓기 허가'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 등 안전 불감증과 함께 전반적인 안전대책이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억새 태우기' 행사 주최 측인 창녕군 관계자를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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