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BMW·크라이슬러 등 “재고처분장화”/수송중 발생한 흠집 눈속임… 리콜도 안해『국내 소비자들은 외제차 업체의 봉인가.』
수입차시장에 소비자를 우롱하는 변칙판매가 판을 치고 있다. 외제차 판매업체들은 단종이 예정된 모델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에 대한 공개리콜제가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점을 악용, 현지에서 공개리콜된 모델의 경우도 국내에서는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관련 정보에 어두운 점을 악용, 개인리콜을 하거나 아예 실시하지 않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포드자동차코리아의 중형차인 「몬데오」는 1천6백만∼2천2백만원의 저가격을 내세워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포드가 이 차를 국내시판한 것은 지난 7월 부터. 9월말 까지 4개월간 2백60대가 팔렸다. 그런데 이 차는 올해를 끝으로 신형으로 교체된다. 신형 몬데오는 최근 파리모터쇼에 공개돼 내년초부터 포드자동차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도입, 판매된다.
그러나 포드측은 이같은 단종사실을 보도하자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언론사에 강하게 항의하기도해 1대라도 더 팔기위한 눈가림이란 비난을 사고있다. 포드는 이에앞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라는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했다가 허위사실로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독일의 BMW도 최근 도입한 뉴7시리즈의 시판을 앞두고 구형 7시리즈에 대해 무이자장기 할부판매 등의 소비자 유인정책을 동원했다. 외제차에 대한 우리 소비자들의 막연한 기대를 악용, 국내시장을 「재고처분장」으로 활용한 것. 소비자들에게 단종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8월부터 1백대의 네온을 들여다 시험판매를 했다. 9월말까지 85대가 팔리는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크라이슬러측은 올해 더이상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 이유는 네온이 내년 페이스리프트(부분모델 변경)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을 재고떨이용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 일반화된 결함차량에 대한 공개리콜도 외제차 수입업체들에는 별다른 문제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해당차종이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외국과 같은 공개리콜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크라이슬러의 경우 국내에서도 많이 판매되는 스트라투스, 체로키 등을 포함해 올해들어서만 모두 6건, 57만대에 이른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는 단한번도 공개리콜을 실시한 적이 없다. 이런 경향은 BMW와 GM, 포드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장거리 이동중에 발생하는 차량흠집 등의 하자문제도 국내에서 재도장하거나 임시방편으로 광택제를 발라 해결하는 눈속임 판매도 성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수입차시장 확대에 맞춰 외제차 업계가 차량을 대거 들여오면서 인천항 등에 장기간 야적함에 따라 이같은 현상이 빈발하고 있지만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수송중 하자가 빈발하고 있으나 이에 대처할 기술자를 확보하지 못해 그대로 판매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정승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