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 빈 야적장, 언제 다시 장도에 나서려나…’ 언제나 자동차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던 울산항의 현대자동차 수출전용부두에선 오랜 파업 후유증으로 야적장의 아스팔트 속살이 드러났다. 마지막 자동차들이 선적되는 모습 속에는 극한의 파국으로만 치닫는 한국 노동운동의 한계가 담겨있다. /울산=연합 |
|
현대차 수출 전면중단
파업 장기화로 생산차질…19일 '마지막 선적'매출 손실 1兆·협력업체 피해도 6,000억넘어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관련기사
현대차, 사실상 전면파업…이달 물량도 못대
파업 장기화로 자동차산업 경쟁력 '흔들'
현대차 생산손실… 조합원 임금은?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 수출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미 현대차의 생산피해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으며 1~2차 협력업체들의 매출손실도 6,100억원에 달하는 등 파업 악영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국의 대표적 수출 주력상품으로 ‘달러박스’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현대차의 파행이 좀 더 이어질 경우 기업 브랜드 및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국가경제적으로도 커다란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현대차 측은 19일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오는 23일까지 잠정적으로 수출차 선적을 전면 중단한다”며 “노조가 파업 수위를 낮추지 않는 한 23일 이후의 수출 선적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업으로 현대차는 이날 현재 생산차질 7만4,611대와 매출손실 1조306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울산항을 통해 19일 280대의 수출차량을 선적한 것을 마지막으로 선적이 중단됐고 아산항과 평택항 쪽 사정도 마찬가지”라며 “울산항 외항에서 정박 대기 중인 해운선사들도 선적부두 입항 일정을 잡지 못한 채 하루 3만달러의 용선비를 부담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당초 7월 한달간 북미와 유럽 등 전세계에 걸쳐 8만여대의 자동차를 수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번 파업에 따른 생산물량 부족으로 이날 현재 선적실적은 1만여대에 그쳤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무늬만 부분파업일 뿐 잔업까지 계속 거부하는 등 사실상 전면파업을 벌여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실제로 노조의 부분파업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상생산 대비 생산 손실률이 90%에 달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 같은 파업손실은 협력업체들에도 그대로 전가돼 전국 377개 1차 협력업체와 4,300여개 2차 협력업체의 생산 차질액이 이날까지 6,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재계 안팎에서는 고유가와 환율하락ㆍ수해 등 대내외 악재로 기업경영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 등 경제의 한 축이자 고임금을 받고 있는 대규모 사업장 노조들이 무리하게 고임금을 요구하면서 양극화를 부추기고 국가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텅 빈 야적장, 언제 다시 장도에 나서려나…' 언제나 자동차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던 울산항의 현대자동차 수출전용부두에선 오랜 파업 후유증으로 야적장의 아스팔트 속살이 드러났다. 마지막 자동차들이 선적되는 모습 속에는 극한의 파국으로만 치닫는 한국 노동운동의 한계가 담겨있다. /울산=연합
입력시간 : 2006/07/19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