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협정 내4월 체결”/WTO 「각료선언」

◎단결권 등 노동기준 준수 촉구【싱가포르=이세정】 오는 2000년부터 2백2개 정보기술제품의 관세를 없애자는 내용의 정보기술협정(ITA)이 내년 4월에 체결돼 7월부터 단계적으로 발효된다. ITA협상 참여국들은 그러나 각국의 산업발전단계를 고려, 제한된 범위 내에서 무관세화시기를 2000년 이후로 연장할 수 있도록 신축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또 정부조달과정의 뇌물수수 등 부패가능성을 제거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조달 잠정협정 체결을 추진하기로 결정, 앞으로 WTO내에서 부패라운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WTO는 이와함께 회원국들이 핵심노동기준(단결권, 단체교섭권, 아동노동금지, 강제노동금지 등)을 준수하도록 촉구하되 무역제재 등과는 연계치 않기로 했다. 아울러 농산물시장 추가개방을 위한 후속협상을 2000년 이후 시작하도록 하는 등 농산물시장 추가개방문제를 조기에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제1차 WTO 각료회의는 13일 5일간의 회의를 마치고 이같은 내용의 각료선언을 채택했다.<관련기사 3면> 각료선언은 부패라운드와 관련, 논의의 초점을 정부조달과정의 투명성 확보로 좁히는 내용의 정부조달 잠정협정 체결을 위한 작업반을 구성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부패규제조치 추진과 함께 부패라운드가 본격적으로 개시될 전망이다. 농산물시장 추가개방문제를 내년부터 논의하자는 농산물 수출국가들의 주장은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연합(EU)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각료회의는 오는 98년 2차 각료회의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이날낮 폐막됐다. 이날 폐막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짐바브웨 등과 함께 다음회의의 부의장국으로 피선됐다. 한편 이날 채택된 「정보기술제품에 관한 싱가포르 각료선언(ITA각료선언)」은 내년 1월말까지 각국이 구체적인 품목별 관세인하방안에 대해 협상하고 3월말까지 수정안을 제출한 후 4월말에 이를 확정, ITA가 발효될 수 있도록 했다. ITA는 현재 97년 7월1일부터 98년 1월1일, 99년 1월1일, 2000년1월1일의 4단계에 걸쳐 2백2개 정보기술제품의 관세율을 인하, 2000년1월부터는 관세율을 0%로 만들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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