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은행의 대출태도가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과 가계의 대출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어서 중기와 가계의 자금난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주택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 역시 최근 중립으로 전환됐으며 앞으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어서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한국은행이 42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3ㆍ4분기 신용위험지수는 전 분기(25)보다 소폭 오른 26을 기록했다. 4ㆍ4분기에는 30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7)보다 낮은 -16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이 더 깐깐해졌다는 의미다. 내수부진과 원자재가격 부담 등으로 영세기업과 개인사업자의 경영여건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도 전 분기(16)보다 증가한 19를 나타냈다. 은행들은 가계의 위험도가 4ㆍ4분기 23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 역시 3ㆍ4분기 -10으로 전분기(-4)에 비해 까다로워졌다. 특히 가계 주택대출태도지수는 전 분기 4에서 3ㆍ4분기 0(중립)으로 전환됐으며 다음 분기에는 -3으로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가계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 변화는 고용부진과 부동산 경기둔화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 우려 등으로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김인구 한은 은행안정분석팀 과장은 “3ㆍ4분기 중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져 은행의 대출자세가 신중해졌으나 4ㆍ4분기 중에는 신중한 정도가 소폭 완화될 것”이라며 “그러나 가계 주택대출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망 등으로 신중한 태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출수요를 살펴보면 중소기업은 ▦2ㆍ4분기 3 ▦3ㆍ4분기 7 ▦4ㆍ4분기 8로 돈을 빌리려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의 일반대출 수요 역시 하위계층의 가계수지 악화와 고용사정 개선 지연 등으로 계속 증가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의 자금사정이 크게 개선되면서 3ㆍ4분기 대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9로 전 분기(2)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다만 4ㆍ4분기에는 위축 정도가 다소 완화(-4)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