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가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경제 패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있다. 인도는 자신의 앞마당인 이들 국가에 중국이 잇달아 대규모의 항구, 철도 투자를 진행하면서 자칫 자신의 영향력이 쇠퇴하지 않을까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있다.
1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스리랑카 해안지역인 함반토타를 비롯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미얀마에 대규모 항구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네팔에 철도를 건설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같은 인프라 건설 움직임은 무역 및 투자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남아시아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장기적 포석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도 국가안보위원회 멤버인 칸왈 시발 전 인도 외무장관은 "중국의 잇달은 남아시아 인프라 투자에는 이 지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도의 영향력을 누그러뜨려 견제 세력으로 등장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지난 9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과 인도의 남아시아 4개국(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에 대한 무역 규모는 엇비슷했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적극적인 경제교류 확대에 나서면서 현재는 중국이 인도를 앞지르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들 국가들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도양으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무역항로를 열어준다는 측면에 중요한 전략적 지역이다.
중국은 현재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사이에 위치한 좁은 말라카 해협을 통해 인도양 쪽으로 향하는 물동량을 실어나르고 있는데 만일 지정학적 갈등 등 돌발 사태로 이 해협이 막힐 경우에 대비해 대안의 무역 통로를 만들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국영기업과 국영은행인 수출입은행을 활용해 스리랑카 함반토타에 1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항구 건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스리랑카 현지 신문인 선데이 타임스는 최근 중국이 발전소, 항구건설, 경제자유무역 단지 건설 등의 형태로 스리랑카에만 6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투자국인 인도와 일본의 투자 규모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이같은 영향력 확대에 맞서 인도도 동남아시아,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방글라데시와는 1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 자금을 지원키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