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 정착의 전제

연봉제의 핵심은 「조직에 기여도가 높은 사람이 보수도 많이 받는다」는 철저한 실적과 능력주의에 있다. 한쪽의 급여를 삭감해서 다른 쪽에 주는 「제로 섬」이 아니고, 일을 잘 해 높은 성과를 올린 사람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보상의 원칙이라는점이다. 개인의 업무수행성과를 급여결정의 기준으로 삼기때문에 개인이 가진 창의성과 성실성, 열의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일반 월급제에 비해 개개인의 능력개발에 대한 동기부여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그러나 연봉제는 제도 자체만으로는 효과를 극대화 할 수없다. 연봉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선결돼야 할 몇가지 중요한 전제가 있다. 우선 조직원 개개인이 최선을 다해 능력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급여는 연봉제로 바뀌었는데 조직은 예전과 같은 관료주의적 성격을 유지한다면 연봉제 도입자체가 전혀 의미가 없다. 마치 발에다 족쇄를 채워 둔 채 열심히 뛰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본인 스스로 업적과 능력에 따라 평가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하며 구성원들에게도 프로정신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한다. 둘째, 합리적이고 투명한 인사고과방식을 통해 성과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연봉제는 성과 평가결과에 따라 연봉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평가자와 피평가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이 평가시스템은 해당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특성에 맞는 것이라야 한다. 다른 기업에서 성공한 시스템이라고 해서 무작정 도입하는 과오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연봉제를 도입했다고 해서 이를 꼭 전 조직원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사고는 금물이다. 연봉제는 개인의 능력과 창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급여체계다. 따라서 같은 조직에 있다 하더라도 맡은 일의 종류와 직급에 따라 연봉제가 적합한 곳이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있게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연봉제가 적합한 분야는 업무상 역할과 책임이 크다든지(CEO를 포함한 임원들), 개인별로 업무상 실적과 공헌도의 판별이 분명한 직종이든지(영업직), 본인의 능력이나 노력이 업무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곳(기술직이나 연구직) 에 적합하다. 반면 노동의 질보다는 노동시간과 양이 중요한 생산직이나, 특별한 능력이나 기술이 필요치 않은 일반직 사무직에게는 적합치 않을 수있다. 연봉제는 업적주의 강화, 우수한 인재의 발굴및 유치, 인사적체 문제의 해소, 임금체계와 임금관리의 간소화 등 좋은 점이 많다. 그러나 소속감과 충성심의 저하, 단기업적 위주의 행동유발, 인사관리자의 평가업무 과중, 조직원의 불안감 증대 등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기업들 간에는 남이 하니까 나도 따라 서둘러 도입하겠다는 곳이 늘고 있다. 자칫 조직의 분위기 경색도 우려된다. 연봉제 도입에 앞서 보다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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