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건설이 31일 쌍용건설 인수합병(M&A)에 관심을 표명함으로써 최근 비데사업을 강화하는 웅진그룹 등과 함께 최소 2~3개사 이상이 오는 9월께로 예정된 쌍용건설의 매각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계룡건설은 쌍용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총 50.07%의 쌍용건설 지분 매각 대상 중 24.72%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합 측과 쌍용건설 채권단 대표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우선매수가격 산정 방식을 놓고 벌이고 있는 신경전이 어떻게 결론날지가 쌍용건설 M&A의 주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계룡건설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국내 사업을 위주로 하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에 노하우가 있는 쌍용건설을 인수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조합 측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확보 지분이 25%에 불과해 M&A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조합 측은 최근 국민연금-H&Q사모투자펀드를 100% 재무투자자로 유치, 24.72% 인수를 통해 총 50.76%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어서 계룡건설 등 제3자가 쌍용건설을 인수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조합 측은 최근 대표단을 캠코에 보내 합리적 가격산정을 요구한 데 이어 최악의 경우 실력행사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캠코 측은 “채권단과 회사가 지난 2003년 ‘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제3자가 제시하는 가격 이상으로 한다’고 약정했다”며 맞서고 있다.
문제는 조합이 2003년 초 당시 시장가격보다 2배 이상 높은 주당 5,000원에 유상증자에 참여한 대가로 확보한 우선매수청구권의 가격산정 기준에 대한 캠코와 조합 측의 견해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캠코 측은 “당시 약정문대로 24.72%의 지분에 대해 조합에 제3자가 제시한 가격 이상으로 매수 제의하고 수용되지 않으면 제3자에 매각할 것”이라며 “조만간 주간사가 선정되면 재논의는 가능하지만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조합 측은 “제3자가 제시하는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되는 가격인데 왜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느냐”며 “회계법인 등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곳에서 적정가격을 산출하는 방식이 당시 약정문을 바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쌍용건설은 매각주간사 접수가 마무리된 이날 주가가 2만4,650원으로 2003년 당시 조합 측이 유증에 참여한 가격보다 400%가량 오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