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거리 거닐며 '예술 향기' 만끽해요

제16회 청담미술제 24일부터 개최
'레스토랑에 작품설치' 특별전 첫 시도…한국 현대미술 현주소 확인 기회

AOC에 설치된 이다의 '블로섬l(Blossom)'

용수산에 설치된 김현지의 '樂樂파라다이스'

화려한 패션ㆍ소비의 거리 청담동에 예술 향기가 피어 오른다. 청담동 일대 갤러리들이 만들어가는 예술 축제인 제 16회 청담 미술제가 ‘함께하는 미술 재미있는 미술’이라는 주제로 24일부터 열린다. 특히 올해는 관객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근처 레스토랑과 의기투합한 것이 눈에 띄는 특징. 레스토랑 협회인 그랜드테이블의 후원으로 레스토랑과 젊은 작가가 팀을 이뤄 레스토랑 입구에 작품을 설치하는 ‘웰컴 투 매직 도어’가 특별전 형식으로 처음 시도된다. 작가에게는 표현 대상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관람객들에게는 식감과 미감을 두배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특별전을 통해 현대미술을 닫힌 공간에서 벗어나 열린 야외로 끌어내 일상공간에서 미술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시도로 평가된다. 한정식 레스토랑 용수산 입구에는 홀로그램 스티커로 작업을 하는 김현지의 ‘樂樂파라다이스’가 삼차원적인 산수화로 펼쳐져 있고, 퓨전레스토랑 카페티에는 야생식물과 환타지 느낌의 숲과 나무를 표현한 나난의 ‘티 트리’가 외벽과 유리에 설치돼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재즈카페 원스인어블루문에는 연인이 손을 잡고 달려가는 것을 네온조명으로 연출한 강영민의 ‘야반도주’가 눈길을 끈다. 그 밖에도 강선미(미피아체), 신영미(까사델비노), 등 13명의 작가가 레스토랑에 작품설치를 마쳤다. 미술제에 참가한 레스토랑은 행사가 끝난 후 작품을 영구 소장할 수 있다. 예술 취약지인 청담동에 미술제를 시작한 계기는 예술과 대중의 만남을 주선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행사에는 갤러리미, 갤러리피시, 박영덕갤러리, 카이스갤러리, 박여숙화랑 등 12개 화랑이 총 80여명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한우ㆍ함섭ㆍ강신덕ㆍ박서보 등 중견작가부터 권기수ㆍ데비한ㆍ홍지연 등 젊은세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유명분(카이스갤러리 대표) 운영위원장은 “유명 레스토랑과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해 소비문화 중심의 거리인 청담동에 예술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패션ㆍ인테리어 등 다양한 장르와 협력해 청담동의 지역적 특색에 어울리는 지역축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중들과의 호흡을 위해 개막행사도 특별하다.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사회를 보고 인디그룹 ‘좋겠다 프로젝트’의 퍼포먼스와 국악그룹 IS의 퓨전 국악으로 막을 올린다. 또 지역민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행사는 9월 2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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