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기계가 제작한 리빙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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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원유시추설비의 업무ㆍ주거공간인 리빙쿼터(Living Quarters) 분야의 세계최고 기업, 2010년 매출 5,000억원 규모의 대기업으로 육성하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신한기계의 한기석(57) 대표는 창업 이후 16년 동안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도전정신으로 끊임없이 블루오션을 개척해온 욕심 많은 CEO다.
신한기계는 조선ㆍ플랜트ㆍ해양 등 3개 사업부문을 축으로 지난 2004년 매출 1,313억원을 올려 ‘1,000억원 클럽’에 가입한 지 2년만인 올해 매출 2,200억원(예상)으로 ‘2,000억원 클럽’ 진입을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 15년간 생산기획 업무를 담당, 세계 조선업계의 흐름을 꿰고 있던 한 대표는 과장 때 ‘부장으로 진급하는 해에 내 사업을 시작하자’고 마음먹었다. 우리나라가 머잖아 세계 1위 조선대국인 일본을 추월할 것이고, 수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면 조선사들이 자체 제작하던 구조물들을 점차 외주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990년 부장 진급 6개월만에 사표를 낸 그는 작은 임대공장에서 소형 철 의장품을 생산하는 한편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해치 코우밍(Hatch Coamingㆍ화물창고에 물이 들어오지 않게 갑판 뚜껑 부분에 수십㎝ 이상의 높이로 두른 테두리 구조물) 등 외주생산 아이템을 하나씩 늘려갔다.
외주생산품의 덩치가 커지자 육상운송에 한계를 느낀 한 대표는 97년 한적한 어촌마을인 지금의 우봉조선기자재협동화단지(울산시 온산읍 우봉리)로 이전, 제작이 까다롭고 규모가 큰 선수ㆍ선미블록과 방향타ㆍ데크하우스(항해ㆍ통신ㆍ거주시설이 있는 5~9층 규모의 철 구조물)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회사를 성장시켜 왔다.
한 대표는 “우리가 대형 조선블록의 외주생산에 물꼬를 트자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 조선사들이 세계 빅3로 발돋움하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 유전개발 설비시장에도 진출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져 조선블록의 부가가치가 떨어져가자 “아직 능력이 안된다”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리빙쿼터 사업에 뛰어든 것.
미덥지 못한 ‘초보운전자’를 바라보는 현대중공업과 해외 선주에게 “모든 것을 걸고 해보겠다”며 설득해 99년과 2000년 2기의 리빙쿼터를 수주하는 데 성공한 그는 기술ㆍ경험 부족으로 한 기당 10억원의 손해를 보았다.
하지만 쓰라린 수업료를 지불한 덕에 2004년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인 엑손모빌에 리빙쿼터를 제작ㆍ납품할 수 있는 벤더로 등록,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리빙쿼터는 시추 기술자들이 사용하는 4~6층 높이의 호텔급 업무ㆍ거주공간으로 자재를 직접 사서 제작ㆍ납품할 경우 한 기당 2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한 대표는 “수년간의 경험ㆍ기술 축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수주도 순조로워 올해 4기, 내년 7기의 리빙쿼터를 제작ㆍ납품하는 등 해양사업부문에서만 내년 1,000억원, 2010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한기계는 리빙쿼터 등 해양사업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300톤급 크레인을 들여와 설치 중이며, 앞 바다 매립작업에 한창이다. 2010년 매출 5,000억원(조선 2,000억, 해양 2,000억, 플랜트 1,000억원) 달성을 위해 현재 7만평인 공장 부지를 내년 말까지 11만평으로 늘릴 계획이다.
샌드오일 시추관련 설비와 제철관련 설비를 만드는 플랜트사업부(포항ㆍ경주)도 캐나다 등의 샌드오일 프로젝트, 현대제철의 대규모 투자계획 등과 맞물려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편 신한기계는 거래소ㆍ코스닥 상장사를 통해 우회상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