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자 전원 석방 합의] 석방·귀국절차 어떻게
"피랍자 다 모이면 민항기 이용 귀국"적신월사서 인계받아 두바이 거쳐 서울로동의·다산부대 장비 11월부터 철수 본격화
임웅재 기자 jaelim@sed.co.kr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정부가 29일 탈레반 측으로부터 인질 12명의 신병을 넘겨 받음에 따라 나머지 7명의 인질들의 석방도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탈레반 대변인 격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3차로 4명의 인질을 넘긴 후 "오늘 밤이라도 나머지 인질을 석방할 준비가 됐지만 부족 원로와 적신월사가 야간 이동을 꺼려 내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디의 이 같은 언급으로 미뤄 인질 전원 석방은 30일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한국대표단은 이날 탈레반 측과 위성전화 등으로 접촉을 갖고 피랍자들을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넘겨 받을 지에 대해 논의했다.
◇석방합의 이행 '급물살'= 양 측의 합의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신속히 인질 석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이미 여성 인질 2명을 인도ㆍ인수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무적인 석방 절차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만큼 일단 석방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탈레반은 여건상 인질들을 3~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할 수밖에 없어 최대 5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으나 이런 속도라면 30일이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세 차례에 걸쳐 석방된 인질들도 보름 전 풀려 난 김경자ㆍ김지나씨와 같은 경로를 통해 한국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이날 탈레반은 부족 원로들을 거쳐 인질들을 각기 다른 사막의 중립지대로 데려왔으며 적십자사 차량에 옮겨 태운 뒤 가즈니시에 있는 적신월사를 거쳐 미군 지방재건팀 구역으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곳에서 간단한 검진을 한 뒤 미군 헬기를 통해 카불 북부지역의 바그람 기지로 피랍자들을 옮겨 와 정밀진료와 휴식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람기지에서 한국으로의 이동 경로는 카불에서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를 거쳐 인천공항에 들어오는 수순이 가장 유력하다. 문제는 순차적으로 풀려나고 있는 인질들을 석방 순서대로 이송절차를 밟을 것인지, 아니면 한 곳에 수용했다가 한꺼번에 이동시킬 것인지 하는 부분이다. 정부는 19명 인질 모두를 함께 귀국시키는 방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피랍자 이송 경로와 관련, "피랍자들이 다 모이면 가능한 한 함께 빠른 시일 내에 귀국시키도록 하겠다"며 "현재로서는 민항기를 이용해 귀국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피랍자들 모두가 아직 안전지대로 온 것이 아니고, 피랍자를 인수 인계하는 과정은 탈레반측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석방 경로, 과정, 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철군준비 본격화 = 군 당국은 아프가니스탄의 한국인 인질 석방조건으로 약속한'아프간 주둔 동의ㆍ다산부대의 연내 철군'이행을 위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철군 준비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합참 고위관계자는 "연말까지 철수한다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9월 초 (병력ㆍ장비의 안전한 이동을 위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철군계획을 공식 통보하는 등 협조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의ㆍ다산부대의 장비는 11월부터 철수 작업에 들어가고, 미군 바그람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원 210여 명은 아프간에서 활동 중인 비정부기구(NGO) 요원들이 철수한 뒤 기지 인근 공항에서 미군 C-17 수송기를 이용해 12월 중순 이전에 키르기스스탄의 마나스기지로 이동한 뒤 전세기편으로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입력시간 : 2007/08/29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