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는 8∼13일 한국과 중국, 일본을 차례로 순방하며 북핵 정책을 조율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의 5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데이비스 대표가 9∼10일 서울에 머물면서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고위 각료와 회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11일 중국으로 건너가 최근 북한을 방문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겸 6자회담 수석대표와 만나 북한의 최근 동향과 6자회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특히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당사국 간 ‘반관반민 회의’에 참여할지를 놓고 양국 간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스 대표는 12∼13일 일본을 찾아 일본 측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을 만나고 13일 워싱턴DC로 돌아온다.
중국은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진 6자회담 재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도에 따라 6자회담 10주년 및 9·19 공동성명 8주년을 맞아 이달 18일 베이징에서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주최로 6자회담 당사국의 외교관과 학자들이 참여하는 1.5트랙(반관반민)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중국 외교부는 그러면서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 북한에 각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데이비스 대표의 순방 일정이나 동선을 고려하면 13일 워싱턴DC로 되돌아온 직후 베이징으로 다시 날아갈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이 회의에 미국 측 수석대표로서 직접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아울러 북미 양자 회담이나 6자회담 등 어떤 형태로든 대화가 진행되려면 비핵화 이행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되고 이를 위한 선행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최근 동향에서 뚜렷한 태도 변화를 읽을 수 없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데이비스 대표는 중국과의 협의에 앞서 한국에서 '6자 반관반민 회의'에 대한 대응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우 특별대표의 방북 기간 자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을 이 반관반민 회의에 보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