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 기부금 펀드등이 유가상승 주범"

거대 연기금 펀드 원유 보유량 급증… "투기세력화 막아야"


거대 연기금 펀드들이 원유에 대거 투자하면서 이들의 '투기세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금융전문 웹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펀드ㆍ하버드대학 기부금펀드 등 거대 연기금 펀드가 유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이전까지는 주로 헤지펀드가 원유 등의 상품시장에 투자했지만,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에 의하면 올해 헤지펀드를 제외한 연기금 펀드의 원유 보유량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무려 6억 배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30%나 증가한 수치다. 덕분에 지난 2월 배럴당 33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현재 두 배 가까이 치솟은 상태다. 올해 2ㆍ4분기의 원유가격 상승분만 해도 전분기 대비 41%에 달해 19년 만에 최고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각종 에너지 관련기구에서 전세계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지만, 투기 세력이 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연기금 펀드를 운용하는 이들이 유가 상승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 최근 연기금 펀드들이 달러 약세 등을 피해 투자 대상을 넓히는 추세인 데다 이들 펀드의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 결과적으로 원유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는 것. 5억 달러 가량을 운용하는 기네스 앳킨슨 글로벌에너지 펀드의 팀 기네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들 펀드의 원유 투자 수익은 은퇴한 교사나 의사 등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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