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포커사 인수로 불협화음/중형기 개발사업 내분 위기

◎대한항공·대우중·현대 우주항공 등 3사/통산부,소형기로 궤도수정않을땐/「중형기 컨소시엄」 탈퇴불사 움직임대한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제작 3사는 최근 네덜란드 포커사 인수문제로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중형기개발사업의 추진을 위해 통상산업부에 정책건의를 할 예정이다. 특히 대한항공과 대우는 정부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삼성항공을 간사회사로 구성돼 있는 「중형기사업 컨소시엄」(13개 기업 참여)에서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이어서 지난 94년부터 진행되어온 중형기개발사업이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그동안 개발목표였던 1백인승 중형기 대신 30∼40인승 소형기를 개발하되, 최종조립장 국내유치를 고집하지 않는 국제공동개발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통산부의 정책목표를 따르는 것이 더이상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대한항공을 비롯한 3사는 통산부가 정책궤도를 수정하지 않는 이상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산부가 포커사 공동인수를 종용하면서도 이 회사의 인수를 신중히 검토하기 위한 관련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3사가 공동 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잉을 비롯한 20여개 기업이 1백인승급 중형기 개발사업을 추진중이어서 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늦었으며 외국과의 공동개발을 추진하면서 「최종 조립장 한국내 유치」를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만든 비행기를 사줄 나라가 없으므로 선진기업과 공동개발을 추진, 기술을 배워가며 단계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데 치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항공3사가 이처럼 정부정책에 반발하고 나선 것은 포커사 인수문제가 그 계기. 통산부는 지난 11월 항공제작 4사의 부사장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포커사 공동인수를 위한 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며 각사의 참여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을 제외한 업체들은 『파산으로 껍데기만 남은 포커를 인수할 이유가 없다』며 반대해 왔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항공산업에 대해 전문성이 없는 통산부가 기업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총리실 주도아래 건설교통부, 과학기술처 등 관련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항공기개발기획단」을 설치토록 총리실에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희중·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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