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내국인 과소비·퇴폐풍조 조장”/관광수입 증대없이 「환락특구화」 우려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관광특구 지정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이태원 일대의 관광특구 지정을 예고, 한달간의 여론수렴 절차를 마쳤으며 현재 문화체육부의 지정발표만 남겨둔 상태. 문체부는 이미 관광특구로 지정키로 내부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도 최근 이태원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이 지역 유흥업소의 영업시간을 현재보다 2시간 더 늘어난 새벽 2시까지 연장키로 하는등 지정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그러나 관광분야전문가와 사회단체를 비롯한 대다수 시민들은 이태원이 관광특구가 아니라 「환락특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지구지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광특구의 당초 목적과는 달리 내국인들의 과소비와 탈선, 향락·퇴폐 풍조 조장등 부작용만 양산할 뿐 관광수입 증대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관광특구로 지정된 곳은 제주도, 해운대, 유성, 보문단지등 전국 18개 지역에 이르는데 이들 특구의 경우 외래관광객은 늘지않고 내국인들로 밤새도록 북적거리는 환락특구로 전락했으며 이태원도 마찬가지 상황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실련 환경개발센터의 서왕진사무국장은 『이태원이 관광특구로 지정될 경우 향락, 과소비풍토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것이 뻔하다』며 『과거 외국인들에게 쇼핑의 명소로 널리 알려졌던 만큼 좀더 건전한 방향에서 관광 유인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원대 최태광 교수(관광경영학)는 『이태원에 관광특구로서의 독특한 매력이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관광특구 지정만으로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교수는 『현행 관광특구 제도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수증대에는 기여할 지 모르지만 불필요한 치안수요 증대, 지가상승, 과소비조장등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태원 관광특구 지정 요청의 당사자인 용산구 설송웅 구청장은 『관광특구지정으로 이태원은 다시 관광명소로 살아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박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