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막돼먹은 영애씨7' 김현숙 "개그보다 연기가 본업"

희극 경력 10개월뿐… 배우로 살래
인기 높을수록 '연기 갈증' 더해


삼겹살이냐, 족발이냐? 미래가 보장되는 '그린기획'이냐, 의리를 지켜 '아름다운 사람'이냐? 티격태격하다 정든 산호냐, 사랑의 열병을 앓게 한 동건이냐? 막돼먹은 영애씨가 돌아왔다. 케이블 채널 tvN <막돼먹은 영애씨 7>(극본 명수현ㆍ연출 박준화)은 14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3.10%(AGB닐슨 미디어 리서치)를 기록했다. 케이블 안방극장을 장악한 영애씨 김현숙(32)을 만났다. 예쁘지도 날씬하지도 않다. 명문대를 졸업한 재원도 아니다. 부잣집에서 태어나지도 못했다. 서른세 살 '노쇠 처녀'가 눈길은 끄는 건 이름뿐이다.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 드라마 속 영애씨도, 현실에서의 김현숙도 닮은꼴이다. 드라마에선 '니까짓 게 무슨 이영애냐'는, 현실에선 '개그맨이 무슨 연기냐'는 소리가 들린다. # 연기가 본업, 개그는 외도 "사람들은 개그맨이 연기로 외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 인생에선 개그가 외도였다." 개그콘서트에서 인기 만점이었던 '출산드라'를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를 이제서야 알았다. 부산 출신으로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김현숙은 "연기 인생에서 희극(개그)을 한 건 딱 10개월뿐이다"고 말했다. '여자가 다이어트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외치던 출산드라는 2007년 '여자라고 꼭 예쁜 척해야만 하느냐'고 외치는 영애씨로 변신했다. 막돼먹었다고 구박받지만 할 말을 하고 사는 건 출산드라와 영애가 쏙 빼닮았다. 벌써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은 <막돼먹은 영애씨>는 현재 최장수 드라마(3년 1개월)다. # 연기에 대한 갈증에 목말라 김현숙은 <막돼먹은 영애씨 7>에는 세 가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예쁜 척, 잘난 척, 있는 척이다. 예쁘게 화장하거나, 보기 좋게 살이 빠져서도 안 된다. 철저히 영애씨로 살아야 한다. 그래서 '다큐드라마'란다. 영애씨는 외모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그래선지 김현숙은 "영애씨에게 감사하면서도 극단적인 자세와 자학하는 모습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연예인이 아닌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현숙은 영애씨에 대한 인상이 굳어지는 걸 꺼렸다. "영애씨 인기가 높아질수록 연기에 대한 갈증은 심해진다." # 이영애 아닌 김현숙으로 살고파 길거리에서 "영애씨다"란 말을 종종 듣는다. 홈페이지에는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는 충고가 쏟아진다. 이에 김현숙은 "현실에 있는 김현숙을 드라마 속 영애씨로 착각하시는 분이 너무 많다"면서 "난 영애처럼 자학하지 않는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웃었다. 막돼먹은 영애씨로 생활하는 김현숙은 1년에 한번은 꼭 무대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극과 뮤지컬을 통해 내공을 쌓기 위해서다. "왜 TV 속 여배우는 잘 때도 화장할까"라고 묻는 김현숙은 "좋은 영화를 찾아서 연기하고 싶다"는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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