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산에 이어 서비스업 생산도 둔화돼 전방위 경기하강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31일 발표된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물지표와 심리지표가 서로 악영향을 미치며 동반 추락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정보기술(IT) 수출실적도 크게 나빠지고 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선행ㆍ동행지수 등 심리지표와 실물경기지표의 움직임을 볼 때 현재의 상황은 경기침체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모든 경제지표에 먹구름=통계청이 발표한 경기 관련 지표는 모두 어둡다. 이날 발표한 6월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서비스업지수는 내수경기에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5ㆍ6월 2개월 연속 증가율 둔화, 지난해 6월(2.8%)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 등을 통해 내수경기마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체감경기와 밀접한 도매ㆍ소매업이 지난해보다 3.7%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전월의 4.1%보다 낮았다. 또 숙박ㆍ음식점업도 5월 2.3%에서 6월 1.7%로 뒷걸음질쳤다. 다만 10개 항목 중 통신업(2.6%), 사업서비스업(6.2%), 오락ㆍ문화ㆍ운동서비스업(2.7%) 등 3개 항목만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폭이 더 높았을 뿐이다. 이날 발표된 BSI 역시 기업인들이 느끼는 경기에 대한 심리지표가 얼마나 얼어붙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은행이 밝힌 7월 BSI 중 업황BSI는 76으로 4개월째 하락했다. 전경련이 발표한 7월 기업실적 BSI는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 28일 통계청이 밝힌 산업활동 동향에서 심리ㆍ실물경기지표 역시 한결같이 좋지 않아 사실상 모든 경제지표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상태다. 김선태 CJ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심리는 물론 실물지표 등의 흐름도 좋지 않다”며 “서비스업과 내수경기 회복이 재차 꺾일 경우 수출 주도의 경기회복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T 수출마저 둔화=경기지표의 흐름이 나빠지면서 관심은 수출로 쏠리고 있다. 고유가, 낮은 환율 등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수출증가율은 13.9%를 기록하면서 상품수지의 적자폭을 메웠다. 그러나 전체 수출액의 3분의1을 차지하는 IT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꺾였다. 수출만을 믿고 있는 국내 경제로서는 걱정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ㆍ휴대폰ㆍ가전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 제품의 상반기 수출액은 427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429억달러에 비해 0.6% 감소했다. 휴대폰 수출액은 2004년 하반기 101억달러를 기록한 후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가전도 2004년 상반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전체 수출품목 중 1위를 차지했던 반도체 수출액만이 149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146억달러)에 비해 소폭 늘었을 뿐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과히 밝지 않다는 평가다.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IT산업은 경쟁이 치열해 현재 시장 포화상태로 진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예전과 같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IT 부문이 한국 수출액의 약 3분의1을 담당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체 수출도 급격한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