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17일(현지시간) 열릴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 9편이 진출했다.
홍상수 감독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2008년'밤과 낮'에 이어 두 번째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한국 영화가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것은 2011년 이윤기 감독이 연출하고 현빈ㆍ임수정이 주연한'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이후 2년 만이다. 올해 총 19편이 초청된 경쟁 부문에서 홍 감독은 할리우드 명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프랑스의 거장 브루노 뒤몽 등과 경쟁한다.
한국영화는 장편 경쟁부문 외에 단편 경쟁 부문에도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연애 놀이'가 진출했다. 비경쟁인 파노라마 부문에는 김동호 감독(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의'Jury(주리)', 이송희일 감독의'백야', 이재용 감독의'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이돈구 감독의'가시꽃'이 영화제의 부름을 받았다. 제너레이션 부문에는 신수원 감독의'명왕성'김정인 감독의'청이'가 초청됐다. 국내 현존하는 최고(最古) 무성 영화 '청춘의 십자로'는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에서 특별 상영된다. 김태용 감독이 총 연출을 맡아 변사 해설과 악단 연주, 뮤지컬을 결합해 새로운 형식의 공연으로 구성했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열혈남아''중경삼림''화양연화' 등으로 유명한 홍콩 출신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이다. 왕자웨이 감독의 신작'일대종사'는 이번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리샤오룽(이소룡)의 스승'엽문(葉問)'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송혜교가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의 주된 테마는 '재앙의 부수적인 피해'(The collateral damage of the catastrophe)다. 여기서 말하는'재앙'은 지난 5년간 세계 경제를 휩쓸고 간 경제·재정 위기를 말한다. 오랜 경제 위기의 터널을 지나오며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들이 올해 다수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