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반군이 수도 방기를 점령하자 24일(현지시간) 프랑스가 추가 병력을 파병했다. 프랑수아 보지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일가는 이웃국가로 탈출해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과거 중앙아프리카를 식민 통치하던 프랑스는 현지의 자국민과 다른 외국인의 안전을 위해 병력 350명을 추가로 파병했다. 앞서 150명을 추가 파병한 데 이어 이번 증파로 중앙아프리카에 주둔하는 프랑스군은 600여명에 이르게 됐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보지제 대통령이 방기를 탈출했다고 확인했으며 콩고민주공화국 보안당국 소식통은 보지제 대통령 가족이 자국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셀레카 반군 수백명은 전날 방기에 진입해 정부군과 교전한 데 이어 이날 시가전을 벌이며 대통령궁을 장악했다. 반군이 대대적인 약탈을 자행하면서 방기에는 무질서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넬슨 은자데르 셀레카 반군 대변인은 성명에서 "보지제가 떠난 만큼 우리의 목적은 달성됐다"면서 "과도체제를 거쳐 민주적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아프리카는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후 독재와 군사 쿠데타를 거듭하며 수십년간 분쟁상태에 있었다. 보지제 대통령도 2003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인물이다.
보지제 정권에 반대하는 3개 무장그룹 연합체인 셀레카 반군은 지난해 12월 보지제가 과거 협정에 따른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군사행동을 개시했으며 1월에는 이웃국가들의 중재 및 지원으로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해 공식 휴전 및 거국내각 구성을 약속했다. 거국내각에서는 셀레카 지도자인 미셸 조토디아가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맡았다.
그러나 셀레카 반군은 보지제 대통령이 정치범 석방 등의 약속을 또다시 지키지 않는다며 2개월 만에 협정을 파기하고 이번에 다시 실력행사에 나섰다.
중앙아프리카에서 무력을 동원한 반군세력에 의해 대통령이 실권하면서 최근 내전사태를 겪은 콩고민주공화국ㆍ말리ㆍ기니비사우 등 서부ㆍ중앙아프리카 정세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