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 쌀 사재기
값 폭등하자 비축량 확대나서 수급불안 가중
김승연기자 bloom@sed.co.rk
올들어 국제 쌀 가격이 폭등하자 아시아 쌀 수출국의 농가들이 비축량을 늘리는 등 일제히 쌀 사재기에 나서고 있어 수급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태국 등지의 농가들이 향후 쌀값 상승에 대한 기대로 생산 대신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얼마전 밍크완 생수완 태국 통상부 장관이 “쌀값이 곧 톤당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쌀 사재기를 부추겨 시장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쌀 수출국들이 수급안정을 위해 수출 제재를 가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이 조치가 국제적인 쌀 부족현상을 심화시켜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 28일 쌀의 상한가를 톤당 1,000달러로 동결시켰지만 시장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태국 농가들은 이미 가격 고점을 노리고 계약 파기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날 태국농업선물거래소(AFE)에서 쌀 1개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1㎏당 23.94밧으로, 통상 거래기준인 1톤당 미국 달러화로 환산해 톤당 760달러를 기록했다.
태국 쌀 선물가격은 지난해 12월 초 톤당 380달러(1㎏당 11.80밧)와 비교해 2배나 뛰었다.
최근 아시아 쌀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태국 다음으로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베트남에서 페스트가 유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아울러 매매 차익을 노린 농가들이 비축량을 늘리면서 수출업체들은 재고를 구하지 못해 외국 바이어들을 보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로버트 자이글러 국제쌀연구소장은 “시장이 마비될 조짐”이라며 “쌀이 1,000달러까지 올라간다는 데 누가 750달러에 팔려고 하겠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