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최대한 제값 받자"'先매각·後정산' 내달 20일까지 마무리 굳혀 대우자동차 매각작업을 벌이는 정부와 채권단의 시각은 시간이 흐르며 다소 달라지는 듯하다. 포드 인수포기 후 무조건 빨리 파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서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제값받기를 이루어내자는 심산으로 바뀐 듯하다. 「속전속결」외에 「제값받기」도 가능한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포드의 인수포기 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겹친 거시악재 속에서 또다른 매가톤급 악재가 터졌기 때문. 결국 속전속결밖에는 대안이 없었고 이는 「선매각·후정산」을 통해 다음달 20일까지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으로 발표됐다. 제일·서울은행의 매각작업에서 보듯, 값을 덜받더라도 가능한 빨리 파는 게 오히려 한푼이라도 더 건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정부와 채권단은 그러나 지나치게 서둘렀다. 입장조율도 되지 않은 채 2차 매각전략이 흘러나왔고 금감위·채권단간 입이 맞지 않은 채 파열음이 흘러나왔다. 특히 2차 매각작업의 대표적 전략인 현대차 참여여부와 분할매각은 의견대립이 있는 양 비춰지기도 했다. 현대차 독자인수부분의 경우 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이 당초 『다임러가 빠질 경우 현대인수참여는 불가능하다』고 밝힌 데 비해 엄낙용(嚴洛鎔) 산업은행 총재는 『외국파트너가 추후 참여하더라도 이를 허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GM과의 단독매각협상을 벌이느니 곁두리일지언정 현대를 인수후보자로 끼워넣어 경합을 시키겠다는 심산이다. 李위원장도 20일 嚴총재 손을 들어줬다. 천천이 몸을 추스린 정부·채권단의 모습이 드러난 대목이다. GM과의 단독협상으로 인한 수세적 협상은 벌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돌아서 가겠다는 의지다. 진념(陳稔)재경부장관이 『20일이 매각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가급적」 이때까지 매각하겠다』고 발언수위를 바꾼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분할매각건도 마찬가지로 이해된다. 당초 『분할매각은 재입찰이 되기 때문에 안된다』던 李위원장의 목소리는 이제 사라졌다. 대신 『인수자가 원한다면 가능하다』는 嚴총재의 발언이 대세로 굳어졌고 20일에는 아예 매각주도권을 산업은행이 갖는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몸을 추스린 정부와 채권단의 모습이 통일된 전략으로 서서히 굳어지는 셈이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9/20 18:33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