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스페인 건설회사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가 됐다.
앞서 게이츠와 절친인 워런 버핏과 멕시코 최대 갑부인 카를로스 슬림도 스페인 금융시장에 진입하면서 스페인 경제 회복에 대한 시장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스페인의 호세 마누엘 소리아 산업장관은 22일 게이츠의 지분 인수에 “스페인 경제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반색했다.
스페인 주요 건설회사인 FCC가 이날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게이츠는 이 회사 지분 6%를 1억 850만 유로(약 1,573억 3,000만 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독일계 유대인 이민자 상속녀로 53.9% 지분을 가진 에스터 코플로위츠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게이츠도 대변인을 통해 지분 인수를 확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자에서 게이츠가 FCC 주식을 주당 15.56 유로에 인수했다면서 이는 지난 21일 마감 시세보다 4.5%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FCC의 후안 베자르 최고경영자(CEO)는 저널에 “스페인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이것이 국외 투자자에게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이츠의 투자가 “스페인 경제와 우리 회사 모두에 대한 신뢰 회복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FT는 부동산 과열에서 비롯된 스페인의 경기 침체로 지난 2008년 398억 유로에 달했던 공공 투자가 지난해에는 70억 유로에 불과했다면서 이 나라 건설업계가 차환과 자산 매각으로 힘겹게 버텨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내시장의 부진함을 타개하기 위한 비즈니스 국제화에도 애써왔다고 덧붙였다.
FCC도 내년에 만기가 시작되는 50억 유로의 부채 차환 협상에 매달려왔다고 FT는 지적했다.
FCC는 지난해 상반기 5,034만 유로의 수익을 냈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6억 760만 유로의 순손실로 반전됐다.
그럼에도, 국외 비즈니스에 주력해 사우디 리야드의 메트로 건설을 일부 계약하는 등 성과를 내면서 주가가 올 상반기에 152% 상승했다.
FT는 “금융위기 이후 뜸했던 자금이 스페인으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 상황에서 게이츠의 투자가 이뤄졌다”며 “게이츠의 지분 인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투자 자체가 갖는 의미가 지대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