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좋아졌다

작년 순상품교역지수 86.3… 사상최대폭 개선


지난해 기름을 비롯한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떨어지면서 교역 조건이 사상 최대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 2008년 고유가의 여파로 교역 조건이 최악으로 떨어졌던 것과 반대의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09년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5년=100)는 지난해에 86.3으로 전년의 78.5보다 9.9% 상승했다. 이 같은 오름폭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최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란 일정단위의 물건을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커지면 벌어들인 돈에 비해 살수 있는 물량이 많아진다는 의미이고 작아지면 반대 의미로 풀이된다. 2005년에 같은 양의 수출로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2008년에는 일정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78.5개를 수입할 수 있었고 지난해에는 86.3개로 살 수 있는 물량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지수가 이렇게 올라간 것은 수출단가에 비해 수입단가가 많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수출단가지수는 90.5로 전년의 108.4보다 16.5% 떨어진 데 비해 수입단가지수는 138.1에서 104.9로 24.0% 하락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가격 하락 등으로 수입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수입단가에서는 원자재가 전년보다 30.4% 내렸다. 원유는 38.8%, 비철금속은 28.6%, 철강재는 25.0%의 비율로 각각 떨어졌다.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배럴당 61.9달러로 전년 대비 34.3% 하락했다. 소비재는 11.1% 내렸다. 곡물은 23.5% 하락했고 비내구 소비재는 12.5%, 직접소비재는 6.8% 각각 내렸다. 자본재는 전년보다 5.4% 떨어졌고 이중 전기ㆍ전자기기는 8.6%, 기계류ㆍ정밀기계는 0.6%의 하락률을 각각 나타냈다. 총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15.5로 전년의 104.4보다 10.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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