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화의표명 왜했나/추가지원 중단·부동산매각 실패

◎그룹회생 ‘막다른 선택’뉴코아그룹(회장 김의철)이 3일 주거래 은행인 제일은행에 화의를 신청키로한 것은 이를 통해 금융권의 자금지원이 끊긴 상태에서 그룹 회생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뉴코아는 지난 20일 부도위기 때 재정경제원이 급조한 「협조융자」 5백45억원을 지원받아 기업생명을 연장했으나 매출부진이 이어지면서 또 급박한 자금난에 빠지게 됐다. 이를 충당할 1천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지원 요구를 주거래은행서 거부함으로써 3일 하오까지 화의신청은 초읽기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뉴코아가 막판까지 추가지원 요구를 굽히지 않은 것은 LG와 협상이 진행 되고 있는 서울 잠원동 본점과 곤지암 아파트건설부지, 일부 수도권 백화점 및 할인점 처분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매각될 경우 한가닥 회생가능성이 있다는 김회장의 희망도 매각협상이 지지부진해 결국 사라지게 됐다. 롯데에 이어 매출부문 국내 2위를 달리던 뉴코아가 이처럼 허망하게 주저앉은 것은 차입에 의한 과잉·중복투자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8년 슈퍼마켓에서 출발한 뉴코아는 18년만인 지난해 계열사 17개, 자산총액 2조8천29억원, 재계 순위 25위의 재벌로 초고속 성장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뉴코아는 거의 한달에 한개 정도 백화점과 킴스클럽을 개점할 만큼 왕성한 출점의욕을 보여왔다. 이런 방식으로 94년까지만해도 점포수가 8개에 머물렀던 뉴코아는 95년 16개, 96년 20개, 올 상반기 25개로 늘어나는 등 불과 2년6개월만에 17개 점포를 신규 출점했으나 결국 그것이 화근이 돼 주저앉는 결과를 맞았다.<이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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