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산층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박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AP통신 등 현지언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연구·조사 기관인 퓨리서치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여긴 미국인의 비율은 2008년 53%에 달했으나 올해 1월에는 44%로 크게 줄었다. 반면에 자신을 중하위층 또는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한 사람의 비율은 2008년 25%에서 2014년 1월에는 40%로 크게 불어났다.
미국 국립여론조사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도 미국인 가운데 스스로를 ‘중산층 이하에는 속한다’고 여긴 사람의 비율이 2007년 92%에서 올해에는 88%로 4%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같은 여론조사를 해 온 지난 4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이처럼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하는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계층별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상위 5%를 차지하는 부유층과 중산층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지난 30년간 24%나 확대됐다는 조사도 있다.
상대적 박탈감은 실물경제 차원에서 소비 위축으로 직결돼 경제에 악순환을 초래하는 게 문제다. 리처드 모린 퓨리서치 선임연구원은 “사람들이 자신의 계층별 위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심리적 문제는 고스란히 소비 패턴에 반영된다”고 우려했다. 계층별 소득악화가 현실화한 뒤에야 심리적 박탈감이 가시화한다는 경향을 감안할 때 실제 계층별 소득격차는 더욱 극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