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블루오션, 여심을 잡아라] 행남자기

다이어트 식기에 칼로리 표시 등 세심한 배려
골드미스·미시 주부 겨냥
1인용 머그세트등 스테리셀러로
엄마 눈높이 맞춘 세트도 인기



도자기 제조과정 중 힘이 필요한 작업은 상당부분 기계화됐지만 섬세함과 꼼꼼함이 필요한 과정은 어김없이 여성들의 손길이 닿는다. 금이나 백금 용액을 붓끝으로 그려내는 장식과정이나 도자기에 무늬를 입히는 전사과정은 모두 여성들이 담당하고 있다. 현장에서 도자기를 판매하는 사원들이나 구매하는 소비자들 역시 여성들이 대다수다. '여성을 위한 제품'인 도자기 개발을 위해 행남자기는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신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부터 행남자기는 주부모니터링 사원을 선발하고 있다. 본격적인 혼수시즌인 봄ㆍ가을시즌에 앞서 여성 소비자의 의견을 듣고 이를 제품 기획에 반영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제품 출시 전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마케팅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행남자기의 스테디 셀러인 다이어트 식기, 독신여성을 위한 1인 머그ㆍ커피세트, 화려한 색상과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1인용 대형머그, 장식적인 기능을 가진 에스프레소 세트, 엄마와 아이를 위한 '맘반상기' 및 '키즈반상기' 등은 여심(女心)의 향방을 살피기 위한 꼼꼼한 과정 속에서 탄생했다. 몸매 관리에 민감한 여성들을 위한 식기 세트인 '다이어트 인포'는 샐러드 접시, 머그잔, 밥그릇, 국그릇으로 구성돼 다이어트 식단에 최적화돼 있다. 특히 밥그릇, 국그릇, 머그잔에는 눈금과 칼로리가 표시되어 있어 열량 정보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1인 머그ㆍ커피세트는 독신 여성들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커피잔과 머그잔의 용도를 나눠 쓸 정도로 음식문화에 관심이 있는 독신 여성들에게 2인 구성으로 판매되는 커피세트와 머그세트는 일종의 낭비다. 여성들의 요구에서 출발해 개발된 1인 머그ㆍ커피세트는 같은 디자인을 머그와 커피잔에 적용, 한 세트로 판매하는 아이디어 제품이다. 특히 유럽의 왕실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디자인을 채택해 품격 있는 독신여성들의 마음을 자극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1인용 대형머그는 엷게 내린 많은 양의 커피를 한번에 담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돼 독신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특히 간단한 야식용 소면기로 활용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다. 또한 깜찍한 포인트 디자인의 '에스프레소세트 루미아' 는 진열장이나 테이블 위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어 출시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 고객들의 즐겨 찾는 제품이다. 독신여성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미시 주부들을 위한 소형 홈세트가 필요하다는 여성 사원들의 의견에 따라 만들어진 제품도 있다. 행남자기의 '그래픽 디너세트'는 많은 수의 그릇이 아니더라도 나만의 일품요리를 차려내기에 부족함 없는 소형 홈세트라는 컨셉으로 제작된 제품이다. 리본체조 연기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디자인은 세련된 감각을 중요시하는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회사관계자는 "실제 그래픽 디너세트의 경우 구매력 있는 독신 여성인 골드 미스들이 많은 고급 오피스텔 지구에서 판매량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아이들을 생각을 하는 엄마 고객을 위한 맞춤 상품도 현장사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탄생했다. '맘반상기'와 '키즈반상기'는 아이와 엄마가 같은 캐릭터 디자인으로 식탁을 꾸미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 디자인을 아이 맞춤형 소용량 그릇과 엄마를 위한 성인용량 그릇에 함께 담아 아이와 유대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환경호르몬을 전혀 방출하지 않아 몸에 좋다는 도자기 식기라 아이의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표 고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도자기는 여성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여성들이 주로 구입하는 '여성을 위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여성들의 의견을 꼼꼼히 청취하고 반영해 여심(女心)을 사로잡는 다양한 식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제품 개발에 프로슈머 마케팅·현장사원 모니터링 적극 활용
여심(女心)을 사로잡기 위해 행남자기는 프로슈머(prosumer)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로슈머 마케팅은 소비자를 단순한 구매를 넘어 제품개발, 유통과정에까지 직접 참여시키는 전략이다. 행남자기가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 프로슈머 마케팅은 'UCC(User Created Ceramics)'이다. UCC는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전국 대학생 도예공모전으로 지난 2008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 공모전에서 '행남자기상'에 선정된 작품은 이듬해 행남자기의 신제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행남자기상 선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여자의 마음을 담는 것이다. 2008년'am•are•is', 2009년 '고맙습니다'로 이어지는 공모전을 살펴보면 빛나는 광섬유 선인장 도자기 조명, 도자기로 만들어진 오르골, 색동을 입고 있는 꽃모양 초박형 그릇, 화려한 기하학적 무늬와 색상의 개인용 촛대와 화병, 프로포즈의 의미를 담은 도자기 등 여성적인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다. 소비자들과 가장 접점에 있는 현장판매사원들을 통해 여심을 살피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여성들로 구성된 현장판매사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행남자기는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이를 적극적으로 신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행남자기는 지난 2002년부터 현장판매사원 간담회를 월 1회 정례적으로 진행한다. 간담회에서는 신제품개발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받고 제품 출시 전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모니터링을 받고 있다. 특히 아이디어가 채택된 사원에게 푸짐한 인센티브를 줘 사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대한민국의 식기 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며 "이를 통해 2015년까지 글로벌 3대 명품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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