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럼 2013 결산] 세계적 전문가들의 7대 제언

창조경제 실현 위해선 서비스산업서 새 성장동력 키워야
규제 틀 바꿔 성장잠재력 높이고
산학협동 통해 고부가 기술 개발
한국 전통 담긴 문화상품 창출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3’ 둘째날인 30일 데이비드 스로스비 호주 맥쿼리대 석좌교수가‘창의^문화와 경제 성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30일 성황리에 폐막한 '서울포럼 2013'에 참석한 세계적 전문가들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제2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문화와 서비스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 한국 경제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기업가정신의 부활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서울포럼 주요 연사들이 제시한 7대 제언을 소개한다.

1. 창업세대의 도전적 기업가정신을 되살려라

이병철ㆍ정주영 등 창업세대는 불굴의 기업가정신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한국 경제의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이 쇠퇴하며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를 망설이고 청년들은 창업 대신 대기업ㆍ공기업 등 안정적 직장에 들어가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이윤우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같은 뛰어난 기업가들의 삶과 열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업가정신의 참된 의의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2. 실패를 두려워 않는 문화를 만들어라

우리 경제 생태계에서 실패는 곧 죽음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 번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하면 사실상 다시 재기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 창업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이유다. 김용민 포스텍 총장은 "실패할 준비가 안 돼 있으면 독창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교육학자 켄 로빈슨의 말을 인용하면서 "창업해서 실패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로 삼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 규제개혁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려라

기업가정신의 퇴조 외에도 기업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들이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창조경제의 목표는 기업가정신을 북돋워 투자를 촉진하고 전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둬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주관하는 '창조경제를 위한 규제개혁회의' 개설을 제안했다. 그는 "규제의 일몰원칙이 있어도 한번 만든 규제를 없애는 일이 쉽지 않고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4. 한국 고유의 문화상품을 만들어라

우리나라는 5,0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이 같은 문화적 전통을 전세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독창적인 문화상품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데이비드 스로스비 호주 맥쿼리대 석좌교수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여타 국가의 트렌드를 좇기보다 한국의 오랜 역사를 기반으로 그 속에서 흥미로운 점을 끌어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한국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신 음악과 현대 미술이라도 그 나라만의 문화와 정체성이 녹아나기 마련"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스러움(Koreaness)'으로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5. 서비스산업에서 새 성장동력을 창출하라

우리 경제는 전자ㆍ자동차ㆍ조선ㆍ화학ㆍ철강 등 제조업 분야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따라서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균형 잡힌 경제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툴 네르카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은 이미 전세계 전자ㆍ자동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에 국한하지 말고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창조정신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 산학협동으로 고부가 기술을 개발하라

창조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과학기술의 개발과 관련해 기업과 대학 간 협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희재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장은 "기술연구는 대학과 정부에서, 제품연구는 기업에서만 따로 진행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일"이라며 "세계로 진출하는 강소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학연 협동이 어느 때보다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7. 21세기형 감성 리더십을 정립하라

21세기 리더십의 바탕은 '감성'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성욱 제너럴일렉트릭(GE)코리아 총괄사장은 "감성지능과 열정이 새 시대 기업가정신의 바탕"이라며 "리더십의 바탕은 결국 열정과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즉 감성지능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리더십의 조건으로 입체적이고 중층적인 사고, 유연성, 결단력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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