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재벌] 소그룹체제전환 추진

지난 19일 대우가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데 이어 다른 그룹들도 3~5개의 핵심 주력계열사를 중간 지주회사로 하는 소그룹 독립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정부도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법인세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키로 하는 등 재벌의 소그룹·독립기업 분할을 적극 유도키로 했다.2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등 5대 그룹은 대우가 그룹해체를 뜻하는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사실에 주목, 그룹 경영체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5대 그룹은 특히 계열사간 순환출자와 지급보증을 매개로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현재의 경영지배 구조가 지속될 경우 일부 계열사의 위기가 곧바로 그룹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이제 5대 그룹은 독립 소그룹체제로 이행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의 상호 출자체제보다 수직적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핵심 계열사를 중간 지주회사로 삼아 전자 소그룹· 자동차 소그룹 등을 구성하고 기존 사업부문은 자회사로 개편하라는 제안이다. 현재 삼성은 전자· 금융을 중심으로 한 3~4개 핵심 업종을 제시한 상태이며 현대는 자동차, 전자, 건설, 중공업, 금융 및 서비스 등 5개 업종 중심으로 소그룹 분할을 계획하고 있다. 또 LG는 화학·에너지, 전자·통신, 서비스, 금융 등을, SK는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건설·물류, 금융 등을 각각 핵심 사업으로 설정했으며 대우는 자동차라는 몸통에 무역과 금융이 양날개로 포진한 모양이다. 각 그룹들은 주력 업종별 대표주자에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겨 소그룹으로 분할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있다. 한편 정부는 지주회사의 설립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지주회사·자회사의 법인세 이중과세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출자해 받는 배당소득에 대해 현재 모두 과세하고 있으나 앞으로 과세범위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지주회사 설립요건에 대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위원회가 방향을 정하면 관계부처의 검토를 거쳐 내년부터 적용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나 기업 모두 현재의 재벌들이 소그룹 또는 독립기업으로 분할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다』며 『머지않아 보다 분명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