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중국에서 별세하면서 중국에서의 은둔생활이 재조명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 2000년대 초 중국 베이징에 거처를 마련하고 요양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다. 이 전 회장의 베이징 자택은 고급 주택가인 쑨이 지역에 있으며 CJ그룹의 중국법인에서 근무했던 전직 임원이 이 전 회장의 수발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 주민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평소 '한국에서의 생활이 불편하다'고 얘기하고는 했다"며 "베이징에 대부분 있으면서 가끔 서울이나 일본·동남아 등을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베이징에 머무르면서 한방치료를 받거나 골프를 종종 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이징 현지 교민들과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왕징의 한국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하지만 폐암 판정을 받은 2012년부터는 항암치료에만 전념해왔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전 회장은 10여년간 중국에 지내면서 좀처럼 한국을 찾지 않았다. 삼성그룹을 상대로 상속 소송을 제기할 때도 현지에 머무르면서 국내 로펌을 통해 소송을 진행했다. 자녀인 이재현 회장이나 이미경 부회장과도 이따금 전화통화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이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홀로 항암치료를 계속 받아왔다는 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그룹 소유의 삼성병원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이 있는 한국에서 얼마든지 치료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이 줄기세포를 활용한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중국을 택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약력 △1931년 경남 의령 △1951년 도쿄농업대 입학 △1957년 도쿄농업대 대학원 졸업 △1959년 미국 미시간주립대 대학원 경제학박사 △1960년 한일은행 입사 △1964년 안국화재 이사 △1967년 미풍산업 상무 △1968년 삼성물산 부사장, 미풍산업 부사장, 삼성문화재단 이사, 중앙일보 부사장, 삼성전자 부사장,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사장 △1993년 제일비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