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시대 개막/‘통신혁명’이 생활을 바꾼다

◎서비스 대중화·다양화로 “새로운 세상” 열려/휴대폰 하나로 주식거래·정보검색등 가능/오는11월부터 무선데이터통신·TRS서비스개시땐 “가속”「따르릉」. 모닝콜기능을 갖고 있는 휴대전화가 아침을 알린다.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면 상쾌한 음악과 함께 오늘의 일정이 음성으로 흘러나오고, 아침을 먹으면서 액정화면으로 오늘의 운세나 바이오리듬을 본다. 출근길 차안에서 어제의 주식시황과 주문내역을 조회하고 은행잔고도 확인해 본다. 사랑하는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깜빡 잊었다면 가까운 꽃집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아내의 직장으로 축하메시지와 꽃으로 사랑을 배달시킨다. 대금은 온라인으로 자동 이체할 수 있다. 다시 사무실로 연결해 팩스가 왔는지를 확인하고 밤새 일어난 새로운 뉴스를 받아본다. 또 PC통신이나 인터넷에 들어가 비즈니스 관련 정보를 찾아본다. 이 모습은 남의 나라나 먼곳의 얘기가 아니다. 앞으로 펼쳐질 머나먼 미래의 일도 아니다. PCS(개인휴대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이미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이다. 정보통신의 물결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가까이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정보전화」로 불리는 PCS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통신단말기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영역이 이처럼 다양해진 것이다. 그뿐 아니다. 보험회사 영업사원은 이제 두터운 서식이나 안내문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오는 11월부터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무선데이터 전용단말기(CDPD)만 켜면 그 안에 가입서식과 안내문, 가입자현황, 자신의 실적 등이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서식에 맞춰 데이터를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이미 일부 보험회사에서 이 영업방식이 실시되고 있다. 거리에도 이동통신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택시영업에 통신단말기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택시 운전기사는 이제 대중화된 휴대폰이나 PCS폰 등 단말기를 준비하고 고객의 연락을 기다린다. 아직 음식점이나 주점 등이 주로 이용하고 있지만 무선통신의 발달이 택시영업의 형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물류나 택배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트럭운전사 K씨는 부산에 화물을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대구에 들러 오라는 것. 운전석 옆에 설치된 무선단말기에는 하주의 주소와 그 위치까지 가는 도로상황이 전자지도로 표시된다. 이것도 오는 11월부터 제공될 디지털 주파수공용통신(TRS)서비스의 일부다.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동중인 차량의 위치는 물론 화물의 종류와 무게 등을 중앙관제센터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빈차로 돌아오는 공차율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국내 물류비용의 30% 이상 줄일 수 있다. 무선통신은 눈에 보이지 않게 개인 생활의 편리를 제공하고 산업현장에서 효율성을 높이며 생활 속에 작은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무선통신의 발달은 조만간 음성이나 데이터전송에서 움직이는 화면까지 전송할 수 있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꿈의 종합통신망이라 불리는 IMT-2000이 상용화되면 통신단말기 하나가 곧 「움직이는 사무실」의 기능을 대신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조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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