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으로 전락한 한국사 교육 정상화 토론회 열려

국회서 김을동ㆍ이성헌ㆍ이명수 의원 공동주최

한나라당 김을동 의원은 10일 오후 2시 국회 도서관에서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과 함께 ‘한국사 교육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향’에 관한 토론회를 공동개최했다. 한국의 근현대사에 대한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수준은 해가 갈수록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실시된 대학생 문화연합동아리 ‘생존경쟁’ 의 ‘대한민국 100년의 꿈 프로젝트’일환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의 학생들이 ‘안중근이 누군지 잘 모르겠다’, ‘안중근과 안창호가 구분이 안간다’고 답변하는 등, ‘경술국치’, ‘김좌진 장군’, ‘6.25’ 등도 절반 이상이 모르고 있다 이같이 상황이 심각한데도 정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하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사를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으로 전락시켰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한국사’가 11개 과목 중 하나의 선택과목이 된지는 오래다. 이에 따라 이 날 토론은 역사교육 정상화를 통한 한국사 교육강화 취지와 국민적 여망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대학의 역사관련 학과 교수, 고등학교 역사 교사,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기획 담당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대학수능 담당자, 국회입법조사처 교육과학팀 등에서 각 전문가가 모여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한국사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경우, 역사가 매우 짧고 다문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유의 정체성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에 유럽과는 달리 ‘미국사’라는 교과목을 만들었다”며 “중국과 일본의 경우에도 일찍부터 중국사, 일본사라는 과목이 존재하여 왔으며, 대학에서 필수시험 과목으로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금 우리는 외세가 직접 지배하지 않을 뿐이지 서구 문화의 홍수와 세계화라는 격랑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상실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부천 소사고 신유아 역사교사는 “교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사 교육의 문제와 전반적인 학교교육 환경에 대해 개탄하며, 일반 사람들의 정서로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국사를 배우지 않아도 되고, 국사가 선택과목이라는 사실을 잘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등학생의 학부모들은 역사만화 등을 구입하는 데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 교사는 “한국사 교육 선택과목화는 국민들의 정서를 거스르는 일이며, 사교육과 학교교육의 실제를 좌우하는 것은 교육과정이 아니라 수능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이덕난 조사관은 “한국사교육 강화를 위한 방안 검토 결과, 한국사 과목의 필수과목 지정에 관한 사항을 입법화하는 방안과 향후 교육과정 개정 및 후속조치에 반영하는 방안, 시도교육청 교육과정 담당자 회의 등을 통해 독려하는 방안, 한국사 과목의 교과서 내용 구성 등을 개선해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조사관은 “각각의 방안이 한계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치밀한 검토를 거쳐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독립군 김좌진 장군의 손녀로 잘 알려진 김을동 의원은 인사말에서 “역사를 잊는 것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배신행위임으로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미래의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 확립은 역사를 바로 아는데서 비롯된다”며 정부의 소홀한 역사교육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미 국회에서는 김을동 의원과 이성헌 의원 등이 지난 3월부터 한국사 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하자는 내용의 초ㆍ중ㆍ고등 교육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했으며 현재 국회교육과학위원회에 계류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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