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도 '침체 적신호'

美모기지위기 따른 증시급락 등
글로벌 경기둔화에 점차 동조화
전문가들 "경착륙 가능성 높아"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해온 유럽 경제도 미국의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벗아나기 힘들다는 평가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양대축이 동시에 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되면 지난 5년여 동안 동반 활황을 보여 온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둔화국면에 진입할 것이 불가피하게 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존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유럽은 글로벌 경기둔화의 악화에서 벗어나며 탈동조화(디커플링)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해 왔지만 경착륙 및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유럽의 경기침체 위험도가 증대되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 둔화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WSJ는 지적했다. 디커플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첫 신호는 주식시장에서 왔다. 유럽과 아시아 주식시장은 최근 미국 정부의 구제 금융책에 대한 불신으로 크게 요동쳤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폭락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 효과가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 아니라 이번 구제금융으로 미국 경제가 더 많은 시련을 겪을 것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인의 대형 건설 그룹인 마르텡사-파데사 그룹이 부도 처리되며 유럽이 위기 국면에서 더 이상 예외가 아님을 시사했다. 이 그룹의 현존 채무는 83억 달러에 달한다. WSJ는 이번 사례가 유럽의 부동산시장 거품에 대한 첫 대형 희생자라고 평했다. 유로존에서 제일 큰 경제권역인 독일 경제는 제조업 신규 수출 물량이 6개월 연속 줄어들며 성장세를 마감하고 있다. 지멘스 등 독일 내 우량 기업들도 최근 대규모 감원을 공개했다. 영국 역시 주택시장이 몰락하고 인플레이션은 가속화되며 비슷한 모양세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여전히 유로존 경제가 완만한 둔화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한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번 달 초 기준 금리를 올린 뒤 가진 기자 회견에서 유럽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건전함을 강조하면서 굳건한 투자세와 양호한 기업이익, 낮은 실업률 등이 유로 경제를 적당히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유로존 경제가 2ㆍ4분기에 수익을 내는 데 이어 올해 1.8%, 내년에는 1.5% 성장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소시에떼 제네랄사의 이코노미스트인 올리비에 가스니에는 “그의 전망은 틀렸다”며 “올해 유럽 경제는 1.1% 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내년 유로존이 단지 0.4% 성장에 머무를 것이라 예측했다. 올해 금리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숫자도 점점 늘고 있다. 이들은 경기침체가 물가상승을 억제함에 따라 내년에는 유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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