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 또 암초… WTO 위상 땅바닥

농업 보조금 싸고 신흥국 반발
교섭 난항에 WTO 회의론 확산

10여년 만이 타결이 전망되던 다자간무역협정인 도하개발어젠다(DDA)가 또 인도 등 신흥국의 반발로 합의에 실패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반이사회를 마친 뒤 "159개 회원국들이 많이 노력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며 "미결사항들을 포함해 그대로 다음달 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각료회의에 의제로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과물을 내놓기 거의 직전까지 왔으나 결승점이 다시 멀어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각국 WTO 대표들은 지난주 말 제네바 WTO본부에 모여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며 한때 인도 등 신흥국이 요구해온 '농업보조금 지급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한다'는 조항이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타결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인도가 보조금 지급에서 더 큰 유연성을 요구하며 협상이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DDA는 지난 2001년부터 추진돼왔으나 선진국과 신흥국 간 의견차이로 좀처럼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이에 일괄타결보다 타결 가능성이 큰 일부 농업 이슈나 개발 등 소규모 분야를 먼저 매듭 짓고 서비스ㆍ지적재산권ㆍ무역 등으로 협상 분야를 늘려가는 방향으로 교섭이 진행되고 있었다.

DDA 교섭의 난항 혹은 무산은 WTO에 큰 타격을 줘 WTO에 대한 회의론마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WTO이 곤경에 처한 모습은 주요 선진국들이 점점 WTO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인 무역협정을 추진하는 추세를 드러낸다"며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으로 인해 WTO의 위상 회복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최석영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발리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며칠 동안 다양한 접촉이 있을 것"이라며 "이미 상당한 부분까지 협의가 진행된 상태여서 어떻게든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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