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빚은 등 다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 중인 SPC그룹은 전형적인 융합사업이라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회사의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제조와 서비스, 두 가지 영역이 골고루 발전해야 성공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SPC그룹은 창조경제가 목표로 삼은 '일자리 창출'과 '신시장 진출' 등을 잇달아 이뤄내며 국가 경제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SPC그룹이 창조적인 결단으로 우리 경제에 일조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당시 '베이커리'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국내 시장에 프랑스풍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를 선보이고 업계 최초로 매장에서 갓 구워낸 신선한 제품을 공급했다. 취급하는 제품 품목도 바게트부터 크루아상, 페이스트리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맛을 살려 론칭 10년째 되던 1997년, 제과제빵 업계의 선두가 됐다. 이후에는 매장을 카페처럼 꾸며 테이크 아웃만 가능했던 기존 베이커리와 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했다.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커피와 음료, 디저트도 빵과 함께 즐기게끔 배려한 것도 당시 파리바게뜨가 처음 시도해 화제를 모았다.
제품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도 SPC그룹은 창조경제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둬왔다. 상미당에서 출발해 SPC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제품은 수 백여 가지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1971년 '추운 날씨에는 빵이 쉽게 굳는다'는 단점을 극복해 새로운 형태로 탄생한 호빵은 창의적 생각이 기업의 미래를 바꾼 대표적 사례다. 당시 삼립식품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빨간 찜통에서 꺼낸 따끈한 빵을 판매해 높은 인기를 끌었고 제빵업계의 비수기였던 겨울을 대목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기반을 마련한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 파리바게뜨가 선보인 무설탕 식빵 역시 호빵처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창조식품'의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SPC 제빵연구소가 여러 해에 걸쳐 개발한 특수공법을 활용해 설탕 없이 발효가 가능한 식빵이다. 제조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당까지 제어한 무당(無當)식빵은 그동안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영역이기에 그만큼 제빵업계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아울러 SPC그룹은 전세계 시장에 적극 뻗어 나가며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신규시장 확대라는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SPC그룹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십 년이 지난 지금 중국과 미국 등에서 본궤도에 올랐을 정도로 성공적이다. 파리바게뜨가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비결 가운데 하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운 매장 개점 전략이다. 특히 철저한 상권분석을 바탕으로 현지 주요 도시별 중심 상권과 고급 주택가를 공략했던 것이 주효했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1990년 중반부터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식음료와 외식시장은 물론 핵심 상권을 꼼꼼히 분석했다"며 "그 결과 베이징 유명 상권인 왕푸징을 비롯해 텐진과 상하이, 항저우 등 주요 거점에 매장을 열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자 노력한 점도 중국 시장 진출 10년 만에 매장 수를 125개까지 늘릴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2005년부터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케이크 만들기 교실을 500회 이상 진행하는 등 소비자 접점 강화에 나섰다. 또 베이징올림픽 정식 공급상 선정, AAA(신뢰·품질·서비스 우수 기업) 브랜드 수상 등으로 현지 고객의 믿음과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SPC그룹은 배스킨라빈스(1985년), 던킨도너츠(1991년)를 잇달아 국내에 소개하면서 수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들 브랜드 매장이 하나 새로 생기면 가맹사업자 일자리 이외에도 제조기사와 판매사원, 본사 관리인원 확충 등 총 7~8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 사과 등 농가 손잡고 CSV 실천 이수민 기자 지난 2월 농림수산식품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의 긍정적인 사례로 파리바게뜨를 언급했다. 경북 영천서 미니사과를 재배하는 농가와 파리바게뜨가 힘을 합쳐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일반 사과의 7분의 1 크기인 미니사과를 재배하는 영천지역 농가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관련 제품을 전국 매장에 선보였다. 사과가 통째로 올라간 케이크, 사과의 맛과 향이 살아있는 파이 등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와 만난 경북 영천의 미니사과는 곧바로 유명세를 타게 됐다. 이전까지 불량으로 여겨져 마트 납품조차 어려웠던 미니사과 농가들은 파리바게뜨와 손을 잡은 이후 대도시 지역 100여 개 학교에 급식용 미니사과를 납품하는 등 2013년 재배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첫해 출하량보다 4배나 많은 사과(120t)를 생산하는 성과를 올렸다. SPC그룹은 2008년부터 전남과 경북, 경남, 충북 등 총 12개 지역 농가와 계약을 체결하고 딸기·토마토·청포도·찹쌀 등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농림부와 '행복한 동반성장 협약'을 맺고 2018년까지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우리 농축산물을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미니사과 농가를 비롯해 전국 각지 농가와 맺은 업무협력 계약은 경영상 이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공유가치경영(CSV)의 모범적인 사례이자 창조경제의 구체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