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어머니의 약속을 제가 지키겠습니다." 교보생명의 보험설계사 정제호(37)씨는 지난해 8월 교보생명에 입사하면서 '선배 설계사'인 어머니 정명숙(70)씨로부터 1,000여명의 고객 명단을 물려받았다. 이 명단은 어머니 정씨가 24년간 설계사로 활동한 결실이었다. 지난 7월 은퇴한 정씨는 교보생명에서 보험대상을 3차례 받았고 설계사의 '명예의 전당'으로 불리는 백만불원탁회의(MDRT)에 10년 연속 이름을 올린 기록을 갖고 있다. 99년에는 생명보험협회 등 금융 유관기관이 주관하는 '신지식 금융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들 제호씨는 18일 "대학 졸업 후에 제조업체에 근무하다가 좀더 보람되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 어머니를 따라 설계사의 길로 들어섰다"며 "입사 후 1년간은 어머니의 고객을 한분씩 만나 자산관리를 맡아도 좋다는 동의를 얻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들이 갑자기 설계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내심 기뻤다"며 "저를 믿고 소중한 자산을 맡긴 고객들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어 고객 명단을 아들에게 물려줬다"고 말했다. 정씨 모자는 최근에 영업 노하우를 담은 '로열티 마케팅'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