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책임론 불거져 지도부 '대혼란'

재·보선 참패 후폭풍…강대표 사과 이어 주요당직자 일괄 사표
강창희·전여옥 최고위원등 사의 표명
경선협상 난항…대선구도 악영향 우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최고위원회의 에서 4·25 재보선 결과를 두고 지도부 총사퇴론 등 책임론이 제기되자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기자

한나라, 책임론 불거져 지도부 '대혼란' 재·보선 참패 후폭풍…최고위원 2명·주요 당직자들 일제히 사표일각선 강재섭대표·이재오 동반사퇴 거론경선 일정 차질땐 대선구도 악영향 우려 홍재원기자 jwhong@sed.co.kr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최고위원회의 에서 4·25 재보선 결과를 두고 지도부 총사퇴론 등 책임론이 제기되자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기자 한나라당이 26일 4ㆍ25 재보선 참패에 따른 강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강창희, 전여옥 등 최고위원들이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당내에서는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의 동반사퇴까지 거론되는 등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들도 이번 재보선 결과가 대선 구도에까지 일정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수습책 마련에 나서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 주자는 이번 선거패배의 책임문제를 두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대선 낙관론 급제동= 강재섭 대표와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불법 선거운동 의혹과 공천 잡음 등 선거전부터 불거져 나왔던 난맥상에 대한 책임론을 의식한 것이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이번 재보선참패에 대해 이명박, 박근혜 양대주자들의 지지율 고공행진 등 '대선 낙관론'의 기초가 너무 부실했다는 반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두 최고위원과 함께 황우여 사무총장과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일제히 사표를 제출했다. 강최고위원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접전지인 대전 서을의 참패 책임을 사퇴이유로 밝혔다. 전여옥 최고위원도 "지도부로서 치열함이 부족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강 대표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李ㆍ朴의 책임공방=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일정을 비우면서 자세를 낮췄다. 당과 함께 재보선 패배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캠프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당의 유력주자로서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 문제를 두고 서로를 견제했다. 이 전 시장측은 대전 서을 등 패배와 관련, "박근혜 전 대표의 대중성은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 이익이었다는 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며 은근히 이 전 시장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이 당내 경선을 의식, 사실상 대전 지원을 소홀히 했다"며 이 전 시장의 공동 책임론을 제기했다. 양측 모두 대중성과 당 기여도 등 서로의 민감한 부분을 거론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선 일정합의도 빨간불= 재보선 참패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혼란 상태에 빠지면서 경선 룰 관련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마지막 남은 쟁점인 여론조사 반영 비율 문제와 관련, 박 전 대표측은 "유효투표율과 연동해 폭을 줄여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 전 시장측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정 안되면 기존의 당헌대로 6월에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도부 중재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재보선 책임론 등으로 지도부의 역할을 기대하는 어려운 실정이다. 입력시간 : 2007/04/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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