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어릴때 제대로 치료를"

소아환자 50%가 평생 만성질환으로 고통 겪어
1~4세 유병률 23.7%…증상 약해도 갑자기 악화
알레르기 비염과 상관성 높아 함께 치료해야

천식은 어릴 때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고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메타포럼에 참석한 아-태지역 전문가들이 관련질환의 특성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현재 모 사학재단 사무국에 근무하는 최모(38)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천식 증상이 처음 나타난 후 지금까지 천식을 앓고 있다. 가끔 호흡곤란이 오면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 그 동안 김씨는 천식이라는 것이 가끔 발작이 오는 급성 질환으로만 판단, 평소 관리해줘야 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어떻게 천식을 안고 살아갈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5월3일은 ‘세계 천식의 날’이다. 천식은 선진국 병으로 불릴 정도로 유럽이나 미국 등 경제규모가 발달한 나라에서 유병률이 훨씬 높다. 천식이란 기도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 어렸을 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고생을 하는 만성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김씨처럼 천식을 앓았던 어린이중 50% 정도는 평생 그 질병으로 고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우리나라(2003년 기준)의 1~4세 천식 유병률은 23.7%. 지금까지 천식은 소아와 성인을 특별히 구분을 하지 않고 치료를 해왔다. 그러나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실제 소아에게 발병하는 천식은 성인천식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과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소아의 경우 성인에 비해 기관지가 작아 염증 등으로 조금만 좁아져도 심한 호흡곤란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1세 이전 환자의 약30%, 2세 이하에서는 약50%가 기도가 막히는 기도폐쇄증상을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아이들이 성장 후에도 ‘완전한 천식’ 환자로 자리를 잡는다. 질병의 특성상 오랜 시간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 있는 반면, 아주 빠르게 그리고 심각하게 악화되기도 한다. 외국에서 시행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천식으로 사망한 소아의 30%가 경증의 천식을 앓고 있었고, 22%는 사망 전 마지막 3개월동안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평소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도 갑자기 악화되는 소아천식의 또 다른 특징은 알레르기비염과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는 점이다. 천식과 알레르기비염은 같은 유발물질(알레르겐)과 염증과정을 갖고 있고, 목과 코가 하나의 기도로 연결되어 있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때 동시에 일어날 확률이 높다. 실제 천식을 앓는 어린이 3명 중 2명은 알레르기비염을 함께 앓고 있으며, 알레르기비염 환자 중 30%는 천식을 앓고 있다. 2000년과 2001년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천식으로 이환될 확률이 일반인보다 3배 이상 높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과 부모, 특히 의사들조차 천식과 알레르기비염을 각각 다른 질병으로 생각해 치료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는 세계 천식의 날을 앞두고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지역 소아천식 문제의 대책마련을 위한 ‘메타포럼(Meta Forum)’ 이 열렸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대만 홍콩 태국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천식과 알레르기비염과 상관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모든 천식 환자들이 알레르기 비염증상을 갖고 있는지 꼭 확인해보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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