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 21] <84> 20년만에 부활한 'E.T.'

[박흥진의 할리우드 21]20년만에 부활한 'E.T.'그동안 많은 영화를 봤지만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이 기립박수하는 모습을 본 것은 1982년 개봉된 'E.T.'가 처음이자 아직까지는 마지막이다. E.T.를 태운 우주선이 밤하늘을 가로질러 무지개를 그리며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었다. 눈물을 닦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만인의 고전이 된 'E.T.'의 수정판 특별시사회가 개봉 20주년을 맞아 최근 과거 오스카시상식이 여러 번 열렸던 LA의 슈라인 극장에서 있었다. 극장 앞 야외석에 앉은 팬들은 이 영화를 감독한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해 헨리 토마스(영화속 소년 주인공 엘리엇역)와 드루 배리모어(엘리엇의 여동생역)등 출연진이 레드 카펫을 밟을때마다 아우성을 치며 반가워했다. 이들 외에도 아놀드 슈와르제네거와 그의 부인으로 TV앵커인 마리아 슈라이버등 많은 스타들의 모습이 보였다. 극장에 입장하기 전 마치 9ㆍ11테러후 공항에 들어가듯 철저한 몸수색을 거쳐야했는데, 극장내외의 경비가 무척 삼엄했다. 이날 시사회는 마리아 슈라이버의 모친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가 1968년에 조직한 정신박약자들을 위한 특수 올림픽 후원행사로 열렸다. 유니스는 영화가 시작되기전 단상에 올라 "'E.T.'와 특수올림픽은 서로 다른 것을 치하하는데서 정신이 같다"고 역설했다. 이날 상영된 'E.T.'는 스필버그가 본영화에 손질을 가한것이다. 당초 없던 장면이 추가됐고 또 컴퓨터로 화면을 보다 선명히 하고 사운드트랙도 디지털로 재취입했다. 그런데 당초 스필버그가 'E.T.'를 수정한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이에대한 비판이 있었다. 스필버그는 이날 이에대해 "순수파들이 많은 줄 안다. 나는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특별했던것은 'E.T.'의 영화음악으로 오스카상을 한 존 윌리엄스가 지휘하는 100명의 오케스트라가 영화음악을 연주한 것. 무성영화가 아닌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상영되기는 이것이 사상최초다. 3,600명의 관객들은 E.T.가 술취한듯한 음성으로 "E.T. 폰 홈"이라고 말할때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장면이 나오면 박수를 치며 반가워했다. 영화가 끝나자 20년후에도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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