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기획 소비자조사 결과디지털추구 현상 일상화 "PC 생활필수품" 공감대
'미래가 밝지 만은 않다.'
한국인들은 10대에서 50대까지 전세대에 걸쳐 미래생활에 대한 기대가 감소하고 사회 공동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제일기획(대표 배동만)이 발표한 전국 주요 5개 도시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한 '2001년 전국 소비자 조사(ACRㆍAnnual Consumer Research)'에 따르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개인주의의 보편화 현상이 5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대와 관계 없이 외국 이민이나 인터넷, PC 등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함께 디지털ㆍ글로벌 추구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대를 동질의식을 보이는 동년배(▲ 1318세대- 13세부터 18세까지 중고생 ▲ 1925세대 대학생 ▲ 2632세대 사회초년병 ▲ 3342세대 중년층 ▲ 4355세대 장년층)로 나눠 각 세대의 특징을 5년 전인 지난 96년과 비교 분석해 사회전반적으로 변화된 트렌드를 짚어냈다.
◆ 세대별 가치관 차이는
1318세대는 인터넷과 친숙하며 힙합 음악에 대한 강한 동경을 보인다. 극단적인 대중성을 지향해 때로는 몰개성한 단면도 보인다.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우정ㆍ친구,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사회문제는 연예인ㆍ유명인의 동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1925세대는 일상적인 틀을 벗어나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감성에 민감해 소비와 유행의 주역으로 기업의 주공략 대상이다.
'엄지족(휴대폰 버튼을 쉴새 없이 눌러대는 젊은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휴대폰 보유율이 가장 높기도 하다. 이성교제와 결혼, 유명상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인다.
2632세대의 경우 다른 세대에 비해 미래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이나 할인점을 이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실용적인 생활을 추구한다.
특히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 재산증식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반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이면성을 보이기도 한다.
'마음은 있으나 몸이 따르지 않는다'는 말로 대변되는 3342세대는 향후 10~20년 뒤 노년층의 소비문화를 바꿔놓을 실버 세대로 기대를 모은다.
가족과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으며 휴가를 가족과 보내는 비율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인터넷의 중요성은 통감하지만 여전히 4명 중 1명은 컴퓨터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신문 의존도와 보험 가입률이 가장 높아 눈길을 끈다.
주요 관심사가 '건강'인 4355세대는 향유할 문화의 코드를 찾지 못한 채 정체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남아선호나 이혼 등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사고방식이 뿌리 깊다.
'돈이 돈을 번다'는 인식이 강해 정당한 노력만으로 성공한다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광고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더 신뢰해 광고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세대로 나타났다.
◆ 트렌드 어떻게 바뀌었나
외국 이민에 대한 동경심과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 또 PC가 생활필수품이라는 인식이 모든 세대에 걸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인터넷에 대한 호감도ㆍ접촉빈도ㆍ유익성 등과 관련된 태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외에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으로 사극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외식업체 이용률과 성형수술에 대한 수용도, 가정ㆍ가족에 대한 관심도 등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밥을 먹어야 식사를 한 것 같다는 인식이 약화됐고 1년 후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감소했다. 이밖에 가족ㆍ건강 등 개인적 관심사가 등장하면서 사건ㆍ범죄ㆍ비행 등 사회공동의 문제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추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등장한 소비자 트렌드를 나타내는 지표인 '퓨전(FUSION-즐거움(Fun), 가치(Utility), 안전(Stability), 개성(Identity), 디지털(On-Line)'의 진행속도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즐거움 추구 성향은 주춤했고 가치와 안전추구 성향은 조금 높아졌다.
개성ㆍ디지털 추구 현상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디지털 추구 성향은 사회적인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일상화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임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