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높이 날아라" 웅진그룹이 창립 25주년을 맞은 지난해 시무식에서 직원들이 종이비행기에 새해 목표를 담아 날려 보내며 힘찬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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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성별, 학력, 나이, 직급을 따지지 않는다.”
윤석금 그룹 회장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웅진그룹은 “자본보다는 ‘사람’이 키워온 회사”다. 지난 1980년 회사 창립 이래 웅진그룹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아닌 ‘인재 중시’ 철학이었다.
80년대 초반 시점으로 역사의 페이지를 넘겨보면 인재 경영에 관한 웅진그룹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출판업으로 그룹의 도약대를 삼았던 윤 회장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정권의 눈치를 살피며 채용을 꺼려했던 이른바 ‘운동권’ 출신들을 편집자로 대거 채용한 것.
고도의 지적 능력이 요구되는 편집자 자리에 명문대 출신임에도 과거 운동권 전력 때문에 취업 가뭄에 시달리던 젊은 인재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어린이마을’, ‘웅진위인전기’, ‘웅진아이큐’ 등의 흥행작이 잇따라 출시됐다. 현재 웅진씽크빅 대표이사로 있는 서울대 법대 출신의 김준희 사장과 불문과 출신의 웅진교육문화연구소 박익순 상무 등이 당시 채용된 대표적 인물들이다.
이와 함께 웅진그룹은 현재 9개 계열사 모두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배주주의 친인척을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가 형성되던 재계 관행과 달리 윤 회장은 “좋은 CEO는 자신보다 더 훌륭한 후배 CEO를 양성할 줄 알아야 한다”며 철저히 능력 위주의 인사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전문경영인 시스템이 그룹 내부에 안정적으로 구축됐다. 김준희 사장만 하더라도 지난 20년간 윤 회장으로부터 끊임없이 교육ㆍ출판사업에 관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웅진코웨이 박용선 사장은 경리부장, 감사실장 등 회사 살림을 도맡아 챙기며 차근차근 CEO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키워왔다.
뿐만 아니라 웅진그룹은 여성 인재 양성과 관련, 재계에서 독보적인 자산과 노하우를 확보한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웅진그룹은 가정주부들이 자신의 집에서 회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웅진씽크빅 공부방’ 제도를 만들어 주부 유휴 인력의 잠재적 역량을 흔들어 깨웠다. 웅진코웨이 ‘코디’ 제도 역시 여성의 친절함과 섬세함이 사업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 대표적 사례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웅진씽크빅 편집개발본부장 오규화 상무보와 웅진주니어사업본부장인 이미혜 상무보 등의 여성 임원들이 현재 그룹 내부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인재 영입을 위한 보다 과감하고 획기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30대 젊은 인재들이 속속 그룹 내 임원으로 전진 배치되고 있다. 70년생인 웅진그룹 기획조정실 윤석환 상무의 경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웅진그룹의 컨설팅 작업을 진행하다 전격 영입됐다.
지난해와 올 3월 각각 영입된 서영택 신사업추진실장과 신광수 경영기획실장 역시 모두 BCG 출신들이다. 나이와 성별, 직급을 초월한 이 같은 과감한 ‘능력 위주’의 인사 정책, 그리고 과감한 인재 영입을 통해 윤 회장은 웅진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역량을 끊임없이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