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여론조사에 강한 정몽준 예비후보와 대의원 투표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는 김황식 예비후보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을 펼치고 있다.
6일 현재 정 후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 성과, 대선 출마 경험으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여론조사 오차범위 안까지 따라잡을 정도로 본선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정 후보측에서 내세우는 강점이다.
다만 정 후보의 아들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소셜네트워크(SNS)에 남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발언의 여진이 남아있다는 게 악재다. 본선 무대에서 ‘재벌 대 서민’ 구도가 부각 될수록 정 후보의 지지율이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고 이후 나온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세월호 사고 이전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후보는 당내 주류인 친박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심(黨心)’을 잡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최근 김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가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거듭하는 것도 당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호남 출신인데다 감사원장, 대법원장 등을 거치며 풍부한 행정경험을 쌓아 실제 박 시장과 맞붙었을 때 강점을 갖는다는 점도 강하게 부각하고 있다.
서울시장 경선결과는 대의원 20%·당원 30%·일반유권자 30%·여론조사 20%를 반영하는 만큼, 당심을 잡을 경우 여론조사의 열세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치러진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당심이 친박 후보로 향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김 후보 측에는 변수다. 지난달 치러진 경남지사, 대구시장 경선에서는 비박계인 홍준표 지사나 권영진 전 의원이 잇따라 친박계가 지지하는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에 따라 경선(12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베일에 싸인 당심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가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서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누가 더 본선경쟁력이 있는지가 당원들이 판단을 내릴 때 중요한 잣대”라며 “남은 기간동안 박 시장을 이길 히든카드가 어느 후보에게 있는지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