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롯데백화점의 울산 상권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가 현대의 텃밭인 울산에 진출한 것은 2001년 8월. 이후 양측은 1여년간 `죽기 아니면 살기`식 물량 공세를 펴다 경기불황이 계속되자 사은품 규모를 축소하며 휴전에 들어갔으나 최근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롯데는 최근 전국 20여개 점포중 유일한 공연 광장(1,400평)을 시민들에게 완전 개방했다. 음향시설과 조명도 무료로 지원하고 행사 내용을 백화점 전단과 이벤트 게시판을 통해 홍보해 주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는 롯데 유동 고객 유인의 일등 공신인 롯데시네마를 겨냥, 7월 한달간 10층 아트리움홀에서 인기 영화와 미개봉 영화 시사회를 무료로 상영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기업체 명절 기념품 쟁탈전도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롯데는 올해 구정명절 때 현대자동차에 선물세트와 상품권을 첫 납품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방 점포에서는 처음으로 울산점에 특수판매팀을 신설, 상시 운영에 들어갔다.
반면 구정때 방심의 허를 찔린 현대는 30여년간 쌓아온 신용을 무기로 회사 및 노조관계자와의 돈독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형제격인 현대계열사의 집안 단속에 들어갔다.
영업방식도 기발해지고 있다. 현대는 5월 도심 외곽지역인 울주군 범서읍 천상리에서 유명브랜드 알뜰 상품전이란 제목으로 이동백화점을 열었다. 장기 불황에 따른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의 하나였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롯데는 매장의 판매팀장 사진을 백화점 전단에 직접 게재하는 `실명을 앞세운 책임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전단지에 `식품팀장 추천상품`이란 제목으로 정육, 농ㆍ수산물중 추천상품을 해당팀장이 직접 소개하고 있다.
중구에서도 격돌이 예상된다. 현대는 84년 영업을 시작한 중구 성남점(옛 주리원백화점)을 오는 14일 19년 만에 문을 닫고 40~50억원을 들여 8월 패션 전문 아울렛으로 재개장한다.
반면 롯데는 최근 50여m 거리에 있던 코리아나호텔을 전격 인수했다. 현대는 호텔 인근 지역에 의류 매장이 대거 포진한 점에 착안, 의류 전문 쇼핑몰로 개점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살 깎기식 물량 공세로 과당 경쟁을 유발했던 두 백화점이 고객 서비스 확충을 통해 새로운 경쟁을 벌이는 것은 환영할만하다”며 “결국 고객들이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 수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