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준기(가운데)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월 이준기가 주연한 영화 ‘왕의 남자’를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는 영화 ‘왕의 남자’ 주연배우 이준기씨가 특별패널로 참석했다. 스크린 쿼터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행사를 주관한 포털측에서 특별히 초청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스크린 쿼터 축소가 미국에 대한 굴복 아니냐”는 이준기씨의 공격적인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고 “영화에서만 매력적인 줄 알았는데 실물을 봐도 아주 잘 생겼다”며 이 씨를 추켜세웠다. 노 대통령은 “그 영화 비디오 나오면 집에서 또 보겠더라”며 거듭 관심을 표명한 뒤 이어 이씨의 이름을 ‘이준길’이라고 잘못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자 “스타가 스타를 알아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어갔다. 곧 이어 노 대통령이 반격(?)이 시작됐다. 노 대통령은 “한국 영화가 참 많이 발전했는데 우리 영화시장에서 아주 나쁘게 봐서 한국영화 40~50% 점유율 지킬 자신이 없느냐”고 이씨에게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씨는 “자신 있다. 그러나 많이 걱정된다. 미국의 물량 공세로 우리가 열정을 갖고 만든 좋은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기회조차 없어질까 걱정된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씨의 답변을 들은 뒤 “이해한다. 실제로 자신이 없어서라기보다 미국한테 압력을 받아 굴복하는 것 아니냐는 자존심, 불쾌감이 더 많이 개입돼 있는 것 같다”며 영화인들의 정서에 대한 공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