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위기서 매출 8배 키워준 클러스터사업 입안자가 당신?

이원해 대모ENG 대표, 강남훈 산단공 이사장과 깜짝 만남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

강남훈 산단공 이사장.

"상생이라는 말조차 없던 시절 클러스터사업(산업집적지 경쟁력강화사업)에 참여하면서 협력업체들의 마음을 연 게 지금까지의 성장에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우리같이 성장통을 겪은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정책을 도입한 정부 관계자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최근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는 회사탐방을 온 강남훈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만나곤 깜짝 놀랐다. 10년전 회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줬던 클러스터사업의 정책 입안자가 바로 강 이사장이라는 걸 알게 된 것.

이 대표는 우량 중소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을 묻는 강 이사장에게 2005년 기업혁신의 전기가 됐던 클러스터사업 참여 얘기를 들려줬다. 지난 1989년 설립돼 2002년 현 시화산업단지로 이전한 대모엔지니어링은 당시 주문 물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품질 때문에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제작 공정의 70% 이상을 외부 협력업체를 통해야 하는 기업 특성상 기술 공유를 회피하는 협력업체들이 문제였다. 이때 산단공 경기지역본부의 제안으로 대모엔지니어링은 유압브레이커 등 기계 분야 미니클러스터사업에 참여하면서 품질향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

클러스터사업의 효과는 놀라웠다. 지난 2002년 8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630억원으로 약 8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아울러 매출의 70% 가까이는 해외에서 거둘 정도로 수출 역량도 뛰어올랐다.

한창 클러스터사업에 대해 설명하던 이 대표는 강 이사장이 클러스터사업의 입안자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강 이사장의 손을 뜨겁게 맞잡았다. 이 대표는 "강 이사장이 당시 산자부 과장이었던 것을 처음에는 몰랐는데 클러스터사업을 직업 기안한 분이더라"며 반가움을 숨기지 않았다.

산단공 이사장으로 부임해 소개받은 시화단지의 대표 우수기업이 자신이 기획한 클러스터사업의 첫 수혜업체라는 사실에 놀란 것은 강 이사장도 마찬가지. 그는 "당시 업종·기술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산·학·연 클러스터를 제안해 대통령 보고 후 800억여원의 예산을 바로 배정받았다"며 "클러스터 사업을 직접 기획했던 사람으로서 이를 통한 인연이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고 활짝 웃었다.

강 이사장은 10년 전인 지난 2004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지역산업진흥과장 시절 직접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화 추진방안을 기획, 노무현 전 대통령 보고를 거쳐 현장에 도입한 클러스터의 주역이다. 당시 역량이 우수한 6개 단지(창원, 구미, 울산, 반월·시화, 광주, 원주)를 먼저 혁신 클러스터 육성 시범단지로 선정하고 2005년부터 핵심기술개발 프로젝트 등에 재정을 투입했다.

클러스터사업에 가속도가 붙은 대모엔지니어링은 지난해부터 시화단지 스마트융합기지에 클러스터 참여사와 공동 입주해 내년까지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과거만 해도 협력업체들이 큰 업체가 무엇을 요구하면 자신들은 손해본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클러스터사업을 거치며 하나 둘 마음을 열게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앞으로는 클러스터사업과 산업혁신운동 3.0을 통한 스마트공장 설립을 잘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 역시 대모엔지니어링을 모범 사례로 해 우수 클러스터를 적극 육성하고, 나아가 글로벌 클러스터까지 꾸리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강 이사장은 "대모엔지니어링은 초기에 이 대표가 대부분의 공정을 모두 담당하다가 성장 과정에서 협력업체와 분담체계를 잘 설정해 성공한, 대표적 동반성장 사례"라며 "이제 국내 산단에 해외 협력업체까지 입주할 수 있는 글로벌 클러스터까지 추진하는 게 장기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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