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비상대책위원회가 문재인 정세균 의원 등 당내 각 계파 수장으로 꾸려진다. 당내 실력자들에게 전권을 주겠다는 취지지만 오히려 계파 갈등만 증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조정식 사무총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효율적인 전당대회 준비와 당 혁신안 추진을 위해 외부 인사가 배제된 비대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문희상 위원장을 비롯, 당연직인 박영선 원내대표와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인재근 의원으로 구성됐다.

조 사무총장은 “전대 준비와 당 혁신을 힘 있고 책임있게 추진할 지도급 인사로 비대위를 구성한 것”이라면서 “공정성의 원칙을 토대로 최대한 빠르게 당을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선에서 지난 대선 후보 출신인 문재인 의원은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이라는 점이, 정세균 의원은 문 의원과 마찬가지로 주요 파벌의 수장이자 잠재적 대선주자라는 점이 감안됐다.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부인인 인 의원은 주요 계파인 민평련을, 박지원 의원은 호남과 구 민주계를 각각 대표한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 인선 발표 직전까지 김, 안 전 대표에게도 참여를 요청했으나 두 사람은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입장에서 지금 나서는 게 바람직 하지 않다”며 불참의 뜻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는 22일 첫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하며, 당 혁신과 전대 준비를 두 축으로 해 당 재건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혁신위와 전대준비위도 조만간 별도로 발족할 예정이다.

하지만 비대위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각 계파 수장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주요 안건 결정에 대한 잡음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현안에서는 오히려 갈등이 증폭돼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비대위가 혁신보다는 관리형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은 이유다.

여기에 비대위에서 배제된 당내 인사들의 불만이 쌓일 수도 있다. 실제로 중도온건파는 이날 비대위의 계파적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