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중소기업 런투게더] 광동제약 컨설팅 성공사례

유통채널 강화 '비타500 신화'…우리銀 3개월간 경영진단
약국위주 유통 탈피하자 3년만에 매출 10배 넘어서

“유통 채널을 바꿔라.” 지난 2002년 5월 우리은행 컨설팅팀과 광동제약의 직원들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3개월 간 경영진단을 벌인 끝에 내린 결론이다. 광동제약은 우황청심환과 광동탕 등으로 대표되는 한방 의약전문업체.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와 꾸준한 수요 창출로 비교적 순탄한 경영을 해 온 회사다. 그러나 30년을 한 분야에 집중하다 보니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매출이 정체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2002년 2월 광동제약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은행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3명의 우리은행 컨설팅팀 직원과 2명의 광동제약 직원들로 TF팀이 꾸려졌다.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은 직원들에 대한 인식조사. 조사결과 한 분야에 특화된 회사에서 쉽게 발견되는 ‘현실 안주’에 대한 의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약을 위해서는 한방의약 전문업체의 이미지를 벗어난 종합적인 비전 제시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TF팀은 이를 위해 유통부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광동제약은 병원과 약국, 유통부문 등 3가지 사업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TF팀은 이 가운데 유통부문이 가장 성장성이 있고 향후 매출 향상을 위해 가장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를 토대로 기존 제품의 유통경로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다. 한방제품들은 이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갖고 있었기에 새로 개발한 음료부문부터 바꾸기로 했다. 가장 먼저 지난 2001년 개발한 비타민 음료 ‘비타500’을 약국 뿐 아닌 슈퍼와 편의점, 골프장, 사우나 등에도 대량 공급토록 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2001년 53억원이었던 비타500의 매출은 올해 6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다음으로 효율적인 회사의 자원 배분을 위해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의 도입이 추진됐다. 과거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해 재고수량을 관리하고 있던 것을 비수기와 성수기의 수요에 맞춰 전략적인 재고운영모델을 수립하도록 했다. 또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생산부문의 공정을 전산화해 정확한 원가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컨설팅의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컨설팅 실시전인 2001년도 919억원이던 매출액은 2003년 1,341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4억원에서 114억원으로 두 배가 넘게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비타500 등 주력 품목의 성장으로 1,650억원에 이르고 영업이익은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만에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업무효율화로 인해 매출액은 크게 늘었지만 2001년 말 606명이던 전체인원은 2003년 말 574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충헌 광동제약 기획부장은 “우리은행의 경영컨설팅이 광동제약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특히 ERP시스템의 구축으로 회사 관리능력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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