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외환자유화 2년 앞당겨

구조적인 외환 초과공급 해소 목적
부유층 탈세목적 외환유출 등 부작용 우려

[초점] 외환자유화 2년 앞당겨 "투자목적 해외 주택·토지 취득 허용" 구조적인 외환 초과공급 해소 목적부유층 탈세목적 외환유출 등 부작용 우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관련기사 • 외환자유화 추진방안 주요내용 정부가 그동안 금지해온 개인들의 투자목적용해외 부동산 취득에 대해 100만달러이내는 당장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거주자의 원화차입 한도 확대, 원.달러 통화선물 해외상장, 비거주자의 국내 원화채권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 원천징수 세율 인하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외환 자유화 일정이 2년 앞당겨 2009년까지 마무리된다. 이는 구조적인 외환 초과공급 현상을 해소하고 '쏠림 현상' 등이 완화될 수 있도록 외환시장의 규모 확대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락세 등 외환시장 안정에 정책의 무게중심이 과도하게 맞춰지면서 부유층의 탈세 목적 외환유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넘쳐나는 '달러'는 방출 유도 외환자유화 조기 추진의 가장 큰 목적은 국내에서 넘쳐나는 달러를 해외로 돌려환율하락 압력을 줄여 보겠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는 연평균 250억달러의 외환이 초과 공급되고 있고 경상수지도 수출의 안정적인 증가세로 2003년 119억5천만달러, 2004년 281억7천400만달러, 지난해 165억5천900만달러 등의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2∼3월 적자에도 불구하고 5월부터는 흑자로 돌아서 연간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게 정부의 전망이다. 실제 정부가 작년 7월이후 개인의 거주용 해외부동산 취득에 대해 한도를 30만달러에서 100만달러까지 빠른 속도로 확대한데 이어 올해 2월말 전면 자유화하는 등나름대로 강수를 뒀지만 4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천228억9천만달러를 기록했으며이는 3월말보다 55억5천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풍부한 외환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초과 공급은 환율 하락을 유발, 수출에 치명타를 안기고 외국환평형채권과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 국내 통화와 외환정책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아울러 국내 외환시장의 일평균 거래액이 290억달러로 미국(5천80억달러), 일본(2천270억달러), 홍콩(1천130억달러) 등 주요국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어서 외부 충격을 완충할 정도로 시장의 선진화를 도모하고 동북아 금융허브 육성을 위해서도 외환자유화의 조기추진이 필요하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부동산 투기수요 '해외로 가라' 정부가 내놓은 외환자유화 조기 추진방안중 가장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용은 개인과 일반법인의 투자목적 해외부동산 취득을 허용한 것이다. 일단 대외 송금액 기준 100만달러 한도이내에서 허용했지만 2008∼2009년중 아예 한도도 폐지할 예정이다. 부동산 투기 자금이 국내 시장에서 '거품'을 조성하기 보다는 해외로 나가 환율하락 압력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의 정책으로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는 셈이다. 아울러 원화의 국제화를 위해 비거주자가 신고없이 원화를 차입할 수 있는 규모를 현행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환전용이외 목적의 원화 수출에 대한 한도도 현행1만달러에서 100만달러 상당 원화로 즉시 늘리기로 했다. 외국인의 국내 선물거래 위탁증거금 외화납부 허용, 국내 금융기관의 외환 포지션 한도 확대(자기자본의 30%→50%), 보험사 등의 외화대출 한도 폐지 등도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 활성화를 위해 비거주자 국내채권 이자소득에 대해 원천과세 세율을 현행 25%에서 14%로 낮춰주고 정크본드를 일정 수준이상 편입한 채권투자 펀드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을 저율 분리과세해주는 방향으로 연내 세법 개정이추진된다. 올해안에 원.달러 선물상품의 시카고 선물거래소 상장, 외환시장내 시장 조성자의 거래 수수료를 우대하고 주문물량을 공개하는 방향의 자율적인 시장 거래구조 개선 등도 추진된다. 기본적으로는 당초 2011년을 목표로 2002년부터 추진돼온 중장기 외환자유화 일정이 2년 앞당겨 마무리된다. 결국 해외부동산 취득 자유화, 대외채권 회수의무 폐지, 신고면제 대상 원화 자본거래나 결제 범위 확대 등이 2009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외환 수급 불균형 해소 기대 정부의 외환자유화 조기추진은 수급 불균형 해소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규제완화에 힘입어 개인 등의 거주용 해외 부동산 취득 신고액은 올해 1∼4월 30만달러이하 106건, 30만∼50만달러 33건, 50만∼100만달러 30건, 100만달러초과 5건 등 174건에 달했다. 지난해 7∼12월의 경우 해외 부동산 취득 실적은 월평균 4.3건에 불과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거주용보다는 투자용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100만달러 규모면 동남아 지역은 물론 모기지론이 시장관행인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충분히 투자목적으로 부동산을 살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번 조치로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 증가, 금융기관의 대외경쟁력 제고,, 원화의 국제화, 국내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 수요 확대 등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편법 해외투자.리스크 확대 우려 그러나 외환거래의 자유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과다한 외환 유출과 편법 해외투자가 야기될 수 있고 외환시장 확대와 더불어 리스크 부담도 늘어날 수 있다. 실제 해외 여행비 지출, 유학.연수비 지출, 해외이주비와 재외동포의 재산반출등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 규제 등이 추가로 완화되면 외환의 국외 유출이 과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재경부도 해외 부동산 취득 자유화에 따른 보완조치로 2년마다 보유 증명서 제출의무 부과, 부동산 처분 대금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외환전산망 정비를통해 효율적인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는 해외에서 부동산 명의 변경이 있을 경우 국내와는 달리 사실 파악이어렵고 탈세 목적의 상속.증여 수단으로 해외 부동산 취득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또 대외채권 회수의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더라도 고액의 경우는 최소한의 신고제를 유지하는 등 보완책도 강구하겠다는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외환시장의 거래 규모가 늘어나 외환시장이 확대되면 시장 전체의 리스크도 커질 수 있고 외환포지션 한도 완화가 외환리스크 관리 능력이 취약한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부정적일 수도 있다. 아울러 부유층의 해외 부동산 취득이 급속하게 늘어나면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입력시간 : 2006/05/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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